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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속의여론] 대입, 학부모 지원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력 > 정서적 지원 > 정보력

입력
2019.11.02 04:4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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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 서울대 학생들이 학벌사회의 상징으로 꼽히는 서울대 정문 앞을 지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저작권 한국일보] 서울대 학생들이 학벌사회의 상징으로 꼽히는 서울대 정문 앞을 지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4일 실시된다. 매년 수능일이 다가오면 우리나라의 대입 제도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곤 한다. 올해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시정연설과 교육개혁 관계장관회의에서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 비중 확대를 잇따라 주문하고 나서면서 교육계를 중심으로 이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다. 대학 진학 제도뿐 아니라 대학 입학 학령인구의 감소와 대학구조조정, 수도권 대학 선호에 따른 지방 대학의 위기 등 대학을 둘러싼 숙제도 한 둘이 아니다. 대학 서열화와 학력 차별도 과도한 사회적 비용의 발생과 격차의 심화라는 측면에서 개선 요구 목소리가 적잖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대학 서열화와 학력차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여론은 무엇일까.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연구팀이 지난 8월 전국의 만 19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웹조사 결과는 이에 대한 답을 구하는 데 시사점을 준다.

10명 중 5명 대학진학 중요성 낮아질 것으로 예상

먼저 대학 진학이 필요한지 묻자 63%는 필요하다고 답했다.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36%에 불과했다. 대학에 가는 게 필요한 이유에 대해선 대학 졸업장이 취직(76%) 결혼(66%) 승진(77%) 성공(61%) 등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집안의 자랑’이라는 응답도 40%로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응답자의 50%는 앞으로 대학 졸업장의 중요성이 현재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중요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8%에 그쳤다. 이러한 결과는 2018년 기준 대학 진학률이 69.7%일 정도로 높은 반면, 매년 증가하는 청년 실업률을 통해 알 수 있듯 대학 졸업 이후 사회 진출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 한국일보]대학 졸업장의 중요성 예상/ 강준구 기자/2019-11-01(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대학 졸업장의 중요성 예상/ 강준구 기자/2019-11-01(한국일보)

대학 진학 영향은 성적, 고교, 정책, 학부모 지원 순

대학입학에 미치는 영향 요인으론 ‘학생의 성적 및 내신’(91%)이란 응답이 가장 높았다. ‘고등학교의 학습환경 및 진로지도’(87%) ‘입학 당시의 대학입시 정책’(86%) ‘학부모의 지원’(84%) ‘사교육의 정도’(8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교사와의 관계’(74%) ‘친구와의 관계’(66%) 등 인적 관계가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대학 진학을 위한 학부모의 지원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엔 응답자의 60%가 ‘경제력’을 꼽았다. 이어 ‘정서적 지원’(24%)과 ‘정보력’(13%)의 순이었다. 수험생들이 대학 진학을 위해 다양한 사교육을 받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사실상 부모의 경제력이 합격 여부와 대학의 수준을 좌우하는 요인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통계청의 초중고 사교육비조사에 따르면 일반고 기준 사교육 참여 비율은 2015년 56.8%, 2016년 58.8%, 2017년 62.2%, 2018년 65.2%로 매년 증가했다.

[저작권 한국일보]대학진학을 위한 학부모지원 중 중요 요인/ 강준구 기자/2019-11-01(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대학진학을 위한 학부모지원 중 중요 요인/ 강준구 기자/2019-11-01(한국일보)

10명 중 6명 “경제적 부담에도 자녀에게 사교육”

이번 조사에서 75%가 대학 진학을 위해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국민들이 기대하는 사교육의 주요 기대 효과는 ‘학습에 대한 이해력 향상’(84%) ‘성적 향상’(80%) 등이었다. 특히 응답자 10명 중 6명은 가계에 경제적 부담이 되더라도 자녀를 위해서라면 사교육을 시킬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원하는 대학을 가기 위해 재수를 할 수 있다는 응답도 70%에 달했다.

[저작권 한국일보]대학진학을 위한 사교육의필요성/ 강준구 기자/2019-11-01(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대학진학을 위한 사교육의필요성/ 강준구 기자/2019-11-01(한국일보)

대학 진학을 위한 사교육의 중요성이 앞으로도 현재와 비슷하거나(46%) 더 높아질 것(34%)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낮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16%에 불과했다. 사교육을 통한 학습 이해 및 성적 향상에 대한 기대, 대학 진학을 위한 사교육의 필요성 및 앞으로의 중요성에 대한 응답 결과는 대학진학 사교육의 영향이 지속될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저작권 한국일보]대학진학을 위한 사교육의중요성 예상/ 강준구 기자/2019-11-01(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대학진학을 위한 사교육의중요성 예상/ 강준구 기자/2019-11-01(한국일보)

대학 서열화의 원인은 학벌중시 분위기

응답자 10명 중 8명은 우리나라의 대학 서열화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대학서열화가 현재 수준과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57%를 기록했다. 대학 서열화가 심해질 것(26%)이라는 응답이 약해질 것(13%)이라는 응답보다 높았다. 대학 서열화의 원인으론 ‘학벌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46%)를 꼽는 응답이 가장 높았고, ‘대학졸업 이후 기대되는 사회적 및 경제적 보상’(23%) ‘자녀가 좋은 대학에 가기를 바라는 학부모의 교육열’(2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저작권 한국일보]대학서열화의 원인/ 강준구 기자/2019-11-01(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대학서열화의 원인/ 강준구 기자/2019-11-01(한국일보)

대학 간 차별의 심각성을 비교했을 때는 ‘서울 소재 대학과 지방대학 간의 차별’(82%)이 가장 컸고, ‘명문대학과 비명문대학 간의 차별’(81%) ‘4년제 대학과 2, 3년제 대학 간 차별’(74%)의 순이었다. 이는 수험생의 수도권 대학 선호 및 지방 대학의 위기가 지속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이는 서울 소재 명문대학 진학이 취직, 결혼, 승진, 사회에서의 성공 등에 더 도움이 되고, 집안의 자랑으로 여겨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반고와 특목고ㆍ자사고 간 차별 58%

‘일반고와 특목고ㆍ자사고 간의 차별’(58%) ‘일반고와 특성화고 간의 차별’(55%)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심하다고 답했다. 대학과 고등학교를 비교했을 때는 대학 내 학교 간 차별이 고교 내 학교 간 차별보다 더 심한 것으로 인식됐다.

‘학력이 인격의 척도‘라는 명제에는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83%, ‘학력이 능력의 척도‘라는 진술에는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57%를 기록했다. 개인의 인격 및 능력을 학력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이 높은 셈이다.

학력으로 인한 소외감 및 손해 경험

[저작권 한국일보]학력으로 소외감·손해 경험/ 강준구 기자/2019-11-01(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학력으로 소외감·손해 경험/ 강준구 기자/2019-11-01(한국일보)

현재 우리나라에서 대졸자와 고졸자 간 차별이 심각하다는 응답은 82%에 달했다. 살면서 학력 때문에 소외감을 느꼈거나 손해를 본 경험도 학력에 따라 차이가 두드러졌다. 대학 재학 이상 학력층에서는 학력 때문에 소외감(35%)을 느꼈거나 손해를 본 경험(39%)이 비교적 낮았다. 그러나 고졸 학력층에서는 일상생활에서 학력으로 인해 소외감(51%)을 느끼거나 손해를 본 경험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신성현 한국리서치 여론본부 수석부장(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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