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의 이번 시즌 화두 중 하나는 새롭게 뛰어든 부산 BNK 구단이다. 모기업의 든든한 지원 속에 사상 첫 여성으로만 코칭스태프를 꾸렸고, 처음으로 영남에 연고를 두고 흥행몰이의 전면에 섰다.
실제 화제성은 기대 이상이었다. 여자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부산에서 열린 지난달 23일 청주 KB스타즈와 개막전에서 무려 5,390명의 관중을 불러 모았다. 보통 2,000명 안팎의 관중이 찾는 여자농구에서 보기 드문 숫자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에 따르면 6개 구단의 홈 개막전에 총 1만6,869명이 입장했다. 이는 지난 시즌 대비 3,336명이 증가한 수치로, 최근 3개 시즌 동안 가장 많은 관중 수다. ‘BNK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정작 성적은 개막 4연패로 6개 구단 중 최하위다. OK저축은행 시절보다도 좋지 않은 출발이다. 지난달 26일 아산 우리은행과 경기에선 42-74로 참패하는 등 경기력도 심각한 수준이다. 조은주가 은퇴하고 한채진(인천 신한은행)이 이적한 토종 라인업이 약화가 크다. 그들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기대됐던 이소희와 진안은 부상으로 빠져 있다. 그러다 보니 외국인선수 다미리스 단타스 일변도의 단순한 공격 루트에서 나오는 전술의 한계 또한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선수가 뛸 수 없는 2쿼터만 되면 무너지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BNK는 2쿼터 평균 11.5득점으로 리그에서 가장 저조하다. 부진이 이어져 중ㆍ상위권과 격차가 더 벌어지면 관심 가졌던 팬들도 등을 돌릴 우려가 크다.
유영주 감독은 심리적으로 위축되면서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진단했다. 유 감독은 “슛이 들어가지 않다 보니 더 흔들리고, 창단 첫 승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BNK는 3일 신한은행과 경기를 마지막으로 올림픽 예선 휴식기에 들어간다. 유 감독은 ”휴식기 동안 1라운드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할 것이다. 우리 팀에 기회를 주는 시간이라 생각하며 2라운드부터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남은 경기에서 꼭 승리해 1라운드를 마무리하고 싶다"고 각오를 새로 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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