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시장 등 체육회 간부 미온적 사태해결 이유로 고발당해
대구시배드민턴협회가 최근 대구시로부터 관리단체로 지정된 뒤로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협회는 2016년 통합 후 잡음이 끊이지 않았는데도 대구시체육회가 미온적으로 대처하다 결국 관리단체로 지정된데다 뚜렷한 대책마련도 없어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대구시배드민턴협회는 2016년 5월 배드민턴협회와 대구시생활체육배드민턴연합회가 통합되면서부터 당시 노두석 회장과 8개 구군협회 임원 간 갈등이 불거졌다. 임원 인준동의서와 협회 운영, 예산 사용 문제를 둘러싸고 양자가 대립하면서 갈등을 키웠다.
구군협회 측은 지난해 1월 노 회장의 회계처리에 문제를 제기하며 총회를 파행시켜 2명이 대구시스포츠공정위원회의 징계를 받기도 했다. 노 회장에 대한 감사결과 비리는 없고 행정이 미숙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양자간 감정의 골은 깊이 패인 뒤였다.
구군협회는 지난해 6월 노 회장을 회계처리와 각종 절차상 문제로 탄핵했으나 같은해 12월 탄핵무효 판결이 났다. 이에 반발한 구군협회 회장들이 또 총회에 불참하면서 협회는 파행을 거듭했다. 대구시는 지난 9월13일 배드민턴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하기에 이르렀다.
노 전 회장은 “배드민턴협회를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구군협회가 끝까지 협의를 거부한 탓에 관리단체로 지정됐다”고 말했고, 구군협회 측은 “회장이 억지 주장을 펼치면서 불화가 생겼고 총회 불참은 의사표현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양자간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던 상황에도 대구시체육회는 “협회 내부 문제니 알아서 하라”고 수수방관한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 노 전 회장은 “사태가 악화해도 시체육회는 팔짱만 끼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 협회 회원은 “구군협회의 공금 유용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사안이 크지 않다’는 말을 늘어놨다”며 “대구시체육회가 공감할 수 있는 답변을 내놓는 것이 사태 해결의 출발”이라고 말했다.
일부는 협회 관리단체 지정과정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대구시체육회장인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 9월13일 체육회이사회에서 “배드민턴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이것이 투표와 관리단체 지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한 회원은 협회의 책임을 주장하며 9월 말 권 시장과 시체육회 간부 등 4명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올 3월 두 차례 불법과 비리의혹을 제기했으나 시체육회가 감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대구시 관계자는 “권 시장은 시체육회 임원이자 이사 자격으로 발언했다”며 “조그만 문제까지 감사와 법으로 처벌하기보다 내부에서 이견을 조율하라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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