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3분기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TV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 7조원대를 회복하는 등 전분기보다 대폭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 다만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데다 주력인 반도체 사업이 여전히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4분기에 전망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31일 올해 3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7조7,8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분기 영업이익이 7조원을 넘어선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6조 2,000억원과 6조 6,000억원에 그쳤다.
매출은 전년 대비 5.28%, 영업이익은 55.74% 감소했다. 하지만 전분기와 비교할 때는 매출이10.47%, 영업이익이 17.9% 증가하는 등 개선세가 뚜렷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IM)와 디스플레이(DP) 사업부 이 같은 실적 회복세를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갤럭시 노트10 등 프리미엄 제품과 갤럭시A 시리즈 등의 중저가 라인이 동시에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IM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2조 9,200억원)이 전분기 대비 87.2% 증가했다. DP 사업도 애플 등 주요 고객사들의 신제품 출시에 따라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급이 확대되면서 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개선됐다.
하지만 반도체(DS) 사업부의 수익성이 여전히 좋지 않았다는 점이 삼성전자의 고민이다. 글로벌 고객사 주문 증가로 매출(17조 5,900억원)이 전분기 대비 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3조 500억원)은 오히려 전분기 대비 3,500억원 줄어들었다. 바닥권을 형성하고 있는 반도체 가격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전(CE) 사업부도 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늘었지만 가격경쟁 심화로 수익성은 소폭 하락했다.
그럼에도 삼성의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어서면서 시장의 관심은 4분기 이후로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 이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반도체 업황이 언제 회복되는 지에 투자자 이목은 집중되고 있다.
실제 반도체 사업부문은 지난해 분기 당 평균 10조원대 이상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삼성전자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하지만 올해 영업이익은 3조원대로 3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다. 삼성이 지난해 수준인 전체 15조원대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반도체 사업의 회복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망은 엇갈린다.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치고 회복되고 있다는 데는 어느 정도 일치하고 있지만, 회복 시점을 두고서는 전문가들도 서로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낙관론을 펼치는 전문가들은 최근 급격히 늘고 있는 글로벌 IT 기업들의 반도체 수요 증가가 반도체 가격 회복세를 이끌어 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가 4분기 이후 본격적인 실적 개선 흐름을 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4분기가 계절적으로 반도체 비수기라는 점에서 최근의 수요 증가세가 다시 꺾일 수 있고, 반도체 가격 상승도 내년 상반기 이후에난 가능 할 것이라는 예상도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분기 들어 메모리 수요 회복세는 확인이 됐지만, 4분기에도 수요 증가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공급과 투자를 할 예정이지만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시장이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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