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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박진섭의 도전 “’안방 무패’ 기록 쓰고 새 구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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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박진섭의 도전 “’안방 무패’ 기록 쓰고 새 구장으로!”

입력
2019.11.01 14:50
수정
2019.11.01 16:42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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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광주FC 승격 이끈 박진섭 감독 인터뷰

2020시즌 K리그1 승격을 확정한 광주FC의 박진섭 감독이 10월 31일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가자"를 외치고 있다. 목포=김형준 기자
2020시즌 K리그1 승격을 확정한 광주FC의 박진섭 감독이 10월 31일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가자"를 외치고 있다. 목포=김형준 기자

“다음 시즌 준비도 시작했지만, 일단 ‘안방 무패’ 기록부터 완성해야죠.”

프로축구 K리그2(2부 리그) 광주FC의 1부리그 복귀를 일찌감치 확정한 박진섭(42) 감독의 요즘 심경은 “후련함 반, 부담 반”이다. 주변에선 ‘한 해 농사 다 한 것 아니냐’며 축하인사를 전하지만, 그는 한 가지 과제를 더 내세운다고 한다. 구단 역사상 처음인 홈에서 치르는 시즌 전 경기 무패란 대기록이다. 지난달 19일 안양전에서 4-0 승리를 거둔 뒤 같은 라운드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한 2위 부산과 승격 차를 벌려 3경기를 남겨두고 우승을 확정한 광주는, 3일 전남과의 시즌 마지막 홈 경기에서 지지 않으면 K리그 역사상 두 번째이자 시민구단 최초의 ‘안방 불패’ 기록을 세우게 된다. 유일한 홈 경기 무패 기록은 2002년 성남일화(현 성남FC)만 가지고 있다.

31일 구단 숙소이자 훈련장인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만난 박 감독은 일찌감치 승격을 확정한 기분을 묻자 “올해 초부터 목표했던 우승과 승격을 빨리 확정해서 기쁘다”며 “선수들이 팀에 대한 애착이 상당히 강한데다, 목표의식도 뚜렷해 똘똘 뭉쳐 이뤄낸 성과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겨울 단장님과 사무국장님 등 식구들의 믿음이 없었다면 올해의 우승은 자신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고 돌아봤다.

2020시즌 K리그1 승격을 확정한 광주FC의 박진섭 감독이 10월 31일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가자"를 외치고 있다. 목포=김형준 기자
2020시즌 K리그1 승격을 확정한 광주FC의 박진섭 감독이 10월 31일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가자"를 외치고 있다. 목포=김형준 기자

박 감독은 지난 겨울을 잊기 어렵다고 했다. 주로 부산 울산 등 영남권에서 선수와 코치생활을 했던 그는 낯선 광주에서 맞은 첫 시즌에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에 짓눌렸다. 초보 감독에게 ‘첫 해 승격’이란 과제는 결코 만만치 않았다. 2부리그 5위로 진출한 플레이오프에서 대전에 져 승격 목표를 이뤄내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기영옥 단장, 최수영 사무국장이 압박 대신 “전적으로 박 감독을 믿는다”며 용기를 주었다고 한다.

그는 용기를 업고 “창단 10년째인 2020년 승격’을 꼭 이루겠다”며 겨우내 약점을 채우고, 조직력을 가다듬었다. “무엇보다 51골을 넣고도 49실점을 했던 모습을 되풀이하지 않겠단 다짐이 컸다”던 그는 2경기를 남겨놓은 이번 시즌 34경기에서 57득점, 26실점을 기록하며 21승 10무 3패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간절함이 컸기에 지난 3월초 개막전 승리 때 입었던 겨울양복을 ‘지기 전까지 계속 입겠다’고 선언했는데, 한여름인 7월 20일 안양전까지 이어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 감독은 낯설었던 호남지역이 이젠 내 집처럼 푸근하다고 한다. 축구계 숨은 미식가로 꼽히는 그는 “휴일마다 숙소와 인접한 장흥, 강진, 해남, 군산 등을 오가며 음식을 즐겼다”며 “대체로 코치들과 ‘맛집 투어’를 하며 소통했고, 때론 ‘혼밥 투어’로 하루 7,8끼를 먹고 다니며 스트레스를 풀고 생각 정리도 해 왔다”고 했다. 두건을 쓰고 모든 홈 경기를 찾아와 “박진섭 힘내라!”를 목청껏 외쳐 준 열성팬, ‘왜 겨울양복을 여름까지 입는지’ 갸우뚱했다가 이젠 팬이 됐다는 세탁소 사장님까지 모두 가족 같단다.

2020시즌 K리그1 승격을 확정한 광주FC의 박진섭 감독이 10월 31일 목포국제축구센터와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목포=김형준 기자
2020시즌 K리그1 승격을 확정한 광주FC의 박진섭 감독이 10월 31일 목포국제축구센터와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목포=김형준 기자

박 감독은 끝으로 내년부턴 1부리그 승격 외에도 팀에 큰 변화가 생기는 만큼 ‘맛의 도시’ 광주 시민들을 ‘축구의 맛’에 빠뜨리겠단 각오를 전했다. 광주월드컵경기장 옆 보조경기장에 가변석이 설치되며 팀의 전용구장으로 사용하게 됐다. 그 근처엔 클럽하우스까지 생겨 팬들과 한결 가까워진다. 선수들도 지금 숙소인 목포를 떠나 광주에 완전히 터를 잡아 컨디션 관리와 훈련이 한결 수월해진다. 박 감독은 “올해 대구가 보였던 시민구단 열풍을 내년 광주에서 이어갈 수 있도록 팀을 업그레이드 시키겠다”며 “광주가 한동안 2부리그에 내려가지 않도록 더 강한 팀으로 만들기 위해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목포=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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