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생긴 두 절반이 합쳐진, 아래로는 뾰족한 모서리가 그려진 도형’. 사랑과 마음이란 단어를 빼놓고 ‘하트(♡)’를 설명하는 일은 이토록 힘겹다. 심장의 모양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하트는 인류의 사랑을 상징하는 만국 공통어가 됐다. ‘하트에 관한 20가지 이야기’는 하트가 언제부터 사랑의 대표 아이콘이 됐는지 추적한 책이다. 하트를 나침반 삼아 고대 유물, 중세 문학, 르네상스 미술 작품 등을 돌아보며 하트에 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하트가 사랑과 연관된 아이콘으로 등장한 건 14세기부터다. 유럽의 화가들이 주도했다. 귀족 엘리트만 전유했던 하트가 대중에게 보편화됐다. 위기도 있었다. 큐피드는 사랑의 대표 자리를 놓고 하트를 끈질기게 위협했다. 과학과 의학의 발전으로 심장이 아니라 뇌가 감정을 통제하는 기관이란 사실이 밝혀지면서 입지가 크게 흔들린 적도 있었다. 그래도 하트는 살아남았다. 분명한 건, 하트는 시대를 초월하는 진리로 영원히 우리 곁에 남을 거란 사실이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하트에 관한 20가지 이야기
메릴린 옐롬 지음ㆍ노승영 옮김
시대의창 발행ㆍ328쪽ㆍ1만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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