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모친 조용한 장례…‘가족장’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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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모친 조용한 장례…‘가족장’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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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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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ㆍ조화 사양하고 간소하게… 시민들 “바람직해 보여” 공감대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부산 남천성당에 마련된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빈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모친 강한옥 여사의 장례식을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르면서, 누구나 3일 내내 조문객을 받는 우리나라 장례 문화가 점차 변화하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문 대통령 모친상은 31일 오전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서 엄수된 장례미사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장례는 고인의 신앙에 따라 가족과 친지가 참여하는 ‘가족장’으로 간소하게 치러졌다. 시민은 물론 국무위원 등 주요 인사의 조문ㆍ조화도 정중히 거절했고, 장례미사 역시 비공개로 진행했다.

대통령 가족의 간소한 장례식에 대해 시민들은 ‘허례허식을 지양하려는 취지에 공감한다’는 의견이었다. 직장인 전모(27)씨는 “문 대통령 모친의 장례는 국가적인 일이라기보다 대통령 집안의 문제이기 때문에 조용히 치르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권명수(30)씨도 “장례식장에 가면 상주가 눈물자국도 마르지 않은 채 조문객을 맞이하느라 바쁜 모습을 보는데 그럴 바에는 가족들끼리 온전히 슬퍼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게 낫다”고 말했다. 다만 가족장이 일반인들에게는 언감생심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유모(49)씨는 “장례를 알리면 부조때문에 부담되는 건 사실이지만 안 알려줘도 서운한 게 우리 사회 정서다”라며 “대통령이기에 가족장을 하지, 보통 사람들은 무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사회는 여전히 3일내내 조문객을 받는 큰 규모의 장례에 익숙하지만 격식보다 추모에 초점을 맞춘 작은 장례식에 대한 수요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5월 별세한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례도 비공개 가족장으로 치러졌다. 장례문화 스타트업 ‘꽃잠’의 유종희 대표는 “한 달간 치르는 장례 10건 중 2~3건은 가족장일 정도로 작은 장례식이 늘고 있다”며 “비용 절감 취지도 있지만, 형식적 의무보다 가족의 의미를 더 중시해 간소한 장례를 선택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로 간소한 장례는 점차 보편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족장 전문업체인 아름라이프의 신상경 대표는 “앞으로 장례를 치르게 되는 세대의 상당수가 이웃과 큰 교류가 없는 대도시에 사는데다 그 자녀도 핵가족 또는 1~2인가정이 많아지고 있다”며 “작은 가족규모에 맞는 간소한 장례가 자연스러운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김진웅 기자 woong@hankookilbo.com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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