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17일 남기고 결정, 文대통령-아베 조우 불발… 12월 기후변화당사국 총회도 취소
칠레 정부가 11월로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 포기를 공식 결정했다. 지하철 요금 인상 등으로 촉발된 시위가 열흘 넘게 이어지면서 내려진 결정으로 보인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조우도 불발될 전망이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11월 APEC 정상회의와 12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를 개최하기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현지 일간 엘메르쿠리오 등이 보도했다. 테오도로 리베라 외무장관, 카롤리나 슈미트 환경장관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피녜라 대통령은 “우리는 이 결정이 APEC와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에 불편을 끼친 점을 아프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1월 16, 17일 양일 간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열릴 예정이던 APEC 정상회의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잇따른 반정부 시위가 발목을 잡은 셈이다.
피녜라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최근 몇 주간 모든 칠레인이 겪은 힘든 상황에 따라 정부는 공공 질서를 회복하고 시민의 안전과 사회적 평화를 지키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고 회담 개최 포기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칠레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새로운 사회적 아젠다를 만드는 것에 주력하겠다”며 “모든 칠레인의 대통령으로서 칠레인의 요구를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회의 개최 포기는)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국제사회의 이해를 요청하는 말을 덧붙였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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