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호텔은 올해 처음으로 ‘칠면조 구이 포장 판매(터키 투 고)’ 상품을 내놓았다. 12월까지 두 달간 ‘네이버페이’로 사전 예약 주문을 받고, 11월 중엔 10%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B호텔은 지난해부터 뷔페 45~50% 좌석을 대상으로 네이버페이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 덕분에 젊은 고객 유입이 많아졌다. 내년에는 네이버페이를 활용한 사전 예약 서비스를 더 늘릴 계획이다.
최근 20,30대 젊은 층 사이에서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에 근사한 홈 파티를 즐기려는 수요가 늘면서 ‘터키 투 고(10만~20만원대)’는 호텔의 인기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때문에 모바일로 간편하게 예약할 수 있는 ‘네이버페이’를 속속 도입하는 호텔들도 늘어나고 있다. 간편결제 서비스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호텔업계에서도 숙박, 뷔페, 디저트 카페, 레스토랑에 이어 칠면조 구이까지 네이버페이 사용을 확대하는 추세다.
‘노쇼’ 예방, 젊은 층 유입에 당장은 ‘달콤’
네이버페이는 호텔ㆍ레스토랑 전문예약사이트에 비해 호텔 측이 부담하는 하는 수수료율이 낮은 게 장점이다. 보통은 7~8%대의 높은 수수료를 내야하지만, 네이버페이 수수료는 2%대로 알려졌다. 이는 네이버가 네이버페이의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C호텔 관계자는 “네이버가 네이버페이를 많이 적용하는 호텔들에게는 기획전 등의 상품이 나오면 배너 광고를 무료로 띄워주는 등 확실한 광고를 해준다”고 말했다.
또 네이버페이는 예약과 동시에 바로 결제되는 시스템이라 ‘노쇼(No-Show)’가 발생하지 않는다. 예약을 해놓고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 않는 손님들로 골머리를 앓던 호텔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스템이다. 48시간 전까지 무료 취소가 가능해 소비자들도 선호한다.
회원모집이 쉽지 않은 호텔에서 젊은 고객들을 유치하는 데 아주 효과적이다. 딸기 뷔페나 과일 빙수 등 시즌별 호텔 행사를 모바일로 쉽게 예약할 수 있고, 최소 10%의 할인 혜택도 주어지기 때문이다.
홍보 효과도 따라온다. 네이버페이 안에 호텔들이 걸어놓는 웹사이트를 통해 유입되는 고객들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10여년전 호텔 관련 사이트들 떠올라 ‘악몽’”
하지만 일부 호텔들은 여전히 네이버페이 도입을 주저하고 있다. 10여년전 각종 호텔 가격비교 사이트의 등장 때 겪었던 후폭풍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이들 사이트는 수수료율을 확 낮춰 국내 호텔들을 끌어 모은 뒤 사이트 의존도가 어느 정도 높아지자 수수료율을 대폭 올렸다는 것이다. 현재 네이버페이의 달콤한 유혹이 자칫 ‘악몽’으로 바뀔까 우려하는 이유다.
고객 유치를 위해 보다 많은 할인율을 적용하는 등 호텔 간 출혈 경쟁도 심해지고 있다. D호텔 관계자는 “얼마전 한 유명 호텔이 뷔페 예약을 네이버페이로만 받도록 전환한 것이 업계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며 “나중에 자충수로 돌아오지 않을까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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