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최대 50만명 추가로 드러나… 2기 경사노위 연구모임 꾸려 
민주노총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지난 7월 총파업을 선언하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모여 비정규직 철폐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한호 기자

통계청이 지난 29일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서, 과거 드러나지 않았던 기간제(비정규직) 근로자가 최소 35만에서 최대 50만명이 추가로 포착된 가운데, 정부가 비정규직 남용 방지를 위해 기간제근로자보호법(기간제법) 손보기에 나설지 주목된다. 대표적인 비정규직 유형인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사유를 법률로 제한하자는 취지인데 노사 이견이 커 정부 차원의 논의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다음달초 노사정 대화에서 관련 논의가 시작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고용노동부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등에 따르면,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과 차별 시정 등을 포함한 비정규직 관련 대책에 대한 논의를 위해 2기 경사노위에 ‘고용 형태 다양화에 따른 법ㆍ제도 개선 연구회(가칭ㆍ이하 고용형태연구회)’가 최근 꾸려졌다. 연구회는 경사노위가 주요 안건 논의 전 전문가들을 모아 만드는 준비모임 성격인데, 이번 고용형태연구회는 고용부 측의 요청으로 노사정이 모두 참여한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고용부가 비정규직 대책과 관련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제도 개선 논의를 했지만 노사 이견이 너무 커 접점을 찾지 못해 경사노위에서 공식적으로 논의해보기로 했다”며 “이 연구회에서 앞으로 6개월 가량 논의를 해 보고, 이후에 노사정 합의 구속력이 있는 의제별위원회 등의 안건으로 승격될 수 있을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형태연구회는 다음달 7일 첫 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 연구회에서 논의하게 될 주요 의제로는 비정규직의 ‘사용 사유 제한’이 꼽힌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10월 ‘일자리 정책 5년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비정규직 대책의 큰 틀로 공공부문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민간부문은 기간제법의 기간제한(최대 2년) 대신 사용사유 제한을 도입할 뜻을 밝혔다. 현행 기간제법은 사유와 상관없이 2년 내에서 비정규직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의 계획은 비정규직을 쓸 수 있는 사유를 엄격히 제한하자는 것이다. 가령, 근로자가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를 써 결원이 발생하거나 계절적 요인으로 급증하는 업무를 담당할 인력이 필요할 때 등에만 비정규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이다.

그러나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 방식은 사실상 민간기업에 정규직 고용을 강제하는 것이나 다름 없어 경영계의 반발이 크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있다. 고용부가 지난 2년간 TF를 꾸려 노사가 관련 논의를 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의식한 듯, 고용부 관계자도 “비정규직 대책은 정부의 제도 개선보다 노사정 논의가 중요한 사안이어서 경사노위에서 논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보다 넓은 시각에서 비정규직 문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흥준 한국노동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정규직 대책은 노사 이해관계가 첨예하기 때문에 정부 의지 없이 경사노위에서 합의될 수 있는 성격의 사안이 아니다”라며 “정부가 최소한 상시ㆍ지속적 업무에서는 비정규직 사용 반복 갱신을 금지하는 등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가 공약한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과 파견법 강화 등이 궁극적 해법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최영기 한림대 객원교수는 “비정규직 문제를 고용형태 틀에 갇혀 보지 말고, 생산성에 부합하는 공정한 임금체계를 만드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입시 경쟁, 청년들의 불만 등은 노동시장의 불공정 임금에 뿌리를 두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는 게 근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비정규직 근로자 추이/ 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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