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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12월 12일 조기총선…브렉시트 2막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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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12월 12일 조기총선…브렉시트 2막 올랐다

입력
2019.10.30 17:0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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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당 승리할 경우 존슨의 브렉시트 확정적

‘헝 의회’ 탄생 시 사분오열 브렉시트 내홍 심화

영국 하원이 12월 12일 조기총선안을 가결시킨 가운데 29일 런던의 의사당 앞에서 브렉시트 반대 시위가 열리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하원이 12월 12일 조기총선안을 가결시킨 가운데 29일 런던의 의사당 앞에서 브렉시트 반대 시위가 열리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미로(迷路)의 출구인가, 새로운 미로의 입구인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ㆍBrexit) 내홍을 거듭해온 영국이 결국 12월 12일 조기총선을 실시하기로 했다. 내년 1월로 브렉시트 시한을 일단 연기해둔 틈을 이용해 국민에게 집권 보수당이 추진하고 있는 브렉시트안에 대한 찬반 의향을 다시 묻겠다는 것이다. 총선을 통해 집권 보수당이 다수 의석을 확보할 경우, 지난 9일 EU의 승인을 받은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수정안대로 영국은 EU를 떠나게 된다. 하지만 보수당의 이 같은 목표와 달리 영국 언론들은 어떤 당도 다수당이 되지 못하는 ‘헝(Hung) 의회’가 탄생하며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월 총선이 (다수당을 탄생시키지 못하는) 애매한 결과를 낳는다면, ‘브렉시트 마비 정국’의 또 다른 챕터(chapterㆍ장)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실상 원점으로의 회귀. 2016년 6월 브렉시트 찬반을 놓고 벌인 국민투표 이전으로 모든 상황이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29일(현지시간) 오는 12월 12일 총선을 시행하는 것을 골자로 한 단축 법안을 놓고 표결을 진행해 찬성 438표, 반대 20표로 통과시켰다. 제1 야당인 노동당도 조기총선 찬성 당론을 확정한 데 따라 상원에서도 어렵지 않게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당초 2022년 6월 총선을 치를 예정이었던 영국은 1923년 선거 이후 96년만에 ‘크리스마스 시즌’ 총선을 치르게 됐다.

영국 BBC는 “존슨 총리로선 이번 총선을 통해 브렉시트 정국을 주도하기 위한 신선한 동력을 확보해 교착 상태 타개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총선에서 다수당 지위를 더욱 굳건히 해 예정대로 내년 1월 31일 브렉시트를 강행한다는 게 존슨 총리의 목표라는 의미다. 실제 BBC 자체 정당 지지 여론조사(25일 기준) 결과 집권 보수당은 36%로 24%인 노동당을 제법 따돌리고 있다.

반면 3년여 간 브렉시트 내홍을 목도해온 영국 국민들이 이대로 존슨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지 않을 가능성에 현지 언론들은 주목했다. 브렉시트 반대 여론은 물론 브렉시트 강경파들이 연내 브렉시트에 실패한 존슨 총리와 보수당을 심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간 가디언은 “영국의 최근 두 차례 선거에서 유권자 3분의 1이 지지 정당을 바꿨다”며 “이번 총선 결과도 예측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2017년 6월 당시 테리사 메이 총리가 보수당 지지율을 믿고 조기총선을 강행했다가 되레 의석을 잃고 혼란을 가중시킨 결과가 이번 총선 이후 되풀이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애당초 브렉시트 회의론이 강했던 노동당이 조기총선에 찬성한 이유에도 주목할만하다. 노동당은 브렉시트 의향을 국민들에 다시 묻자며 제2국민투표를 주장하고 있다. 이번 총선을 통해 보수당을 끌어내리고, 제2국민투표에 유리한 정국을 만들겠다는 심산이다. 나아가 실제 제2국민투표가 실현된다면 영국은 2016년 6월 국민투표 이후 3년 반 만에 ‘EU를 떠날 것이냐, 말 것이냐’의 근본적 결정을 다시 내리게 될 수 있다. FT는 “보수당 내에서 조차 ‘존슨 총리는 자칫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 2016년 이뤄진 브렉시트 결정마저 완전히 되돌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EU 27개 회원국이 공식적으로 (브렉시트) 연기를 채택했다”며 내년 1월 31일 브렉시트 시한을 공식화했다. 내달 임기가 끝나는 투스크 의장은 “이번 브렉시트 연기가 마지막일 수 있다. (영국은) 부디 이번에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달라”며 영국의 결단을 촉구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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