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선위 ‘고의 분식회계’ 결론에, 방통위 취소 행정처분 가능성
서울 중구 퇴계로 MBN 사옥 앞에 사기가 바람에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30일 자본금 편법충당 의혹을 받은 MBN 법인과 전 대표이사 등 3명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MBN의 종합편성(종편)채널 유지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우선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나,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중론이다. 방송사업자 승인 취소 조치까지 취해질 수 있다.

MBN은 2011년 12월 직원 및 계열사 등 명의를 이용해 차명대출 받아 회사 주식을 매입한 뒤 회계를 조작한 혐의다. 방통위는 2010년 8월 종편 선정 계획안을 발표하며 최소 납입자본금 요건으로 3,000억원을 요구했다. MBN이 해당 기준을 맞추기 위해 분식회계를 했다는 것이 의혹의 골자다.

MBN의 방송 폐국 가능성도 있다. 방송법에 따르면 방송사가 분식회계 등 허위 및 부정한 방법으로 사업 승인을 받았다면, 방통위는 이를 취소하는 행정처분까지 내릴 수 있다. MBN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유사 전례도 있다. 방통위의 전신인 방송위원회는 2004년 증자계획 미이행 등을 이유로 재허가 추천을 거부해 지역민방 iTV(경인방송)를 폐국시킨 바 있다. 승인 취소 처분을 피하더라도, 최대 6개월 간 업무 정지(방송 중단) 등 중징계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방통위는 엄중한 판단을 예고하고 있다. MBN이 제출한 자료는 이미 분석 및 검토를 마친 상황이다. 증선위 결론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한상혁 방통위 위원장은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MBN) 차명투자 여부는 면밀히 살펴야 하고, 의심이 가는 부분은 있다”고 밝혔다. 방통위 관계자는 30일 “증선위 자료와 대조해 행정처분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며, 조만간 입장을 발표할 듯하다”며 “회계 및 법률 검토와 내부 논의도 거쳐야 하니 결론까진 시일이 걸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MBN 직원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행정처분에 따라 일자리 유지마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노조는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수사부가 MBN 본사를 압수수색한 18일 사측에 사실관계를 소명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경영진은 현재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나석채 전국언론노조 MBN지부장은 “책임자 처벌과 강도 높은 경영혁신, 공정방송 촉구를 요구할 예정”이라며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경영진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하며 사측은 시청자와 국민이 납득할만한 개혁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행정처분이 내려져도 집행까진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MBN은 의혹이 사실무근이며,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검찰이 분식회계 혐의로 경영진을 기소할 경우 MBN의 주장은 힘을 잃게 된다. 내년 11월 예정된 방통위의 MBN 재승인 심사에서도 이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한 위원장은 8월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에서 “(종편 관련 가장 시급한 현안은) 2020년 (종편) 4개사에 대한 공정하고 엄격한 재승인 심사”라고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선 벌써부터 MBN이 종편 사업 승인 취소를 받은 이후를 조심스레 점친다. 대형 신문사들이 새로운 사업자로 승인 받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방송광고시장이 갈수록 축소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종편이 등장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재국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설사 MBN이 승인취소가 된다 하더라도, 대형 지상파 방송사마저 수천억원의 적자를 내는지라 새 사업자가 뛰어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종편이 3사로 축소된다고 해도 방송시장이 성장할 것이라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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