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시는 30일 나주시청 회의실에서 강인규(중앙) 시장과 원광대 박맹수(좌측) 총장, 한ㆍ일 동학기행 시민교류회 이노우에 가쓰오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나주 동학 위상정립과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나주시 제공/2019-10-30(한국일보)
이노우에 가쓰오 홋카이도 대학교 명예교수가 30일 전남 나주에서 열리는 동학혁명 학술대회에 앞서 일본의 동학농민군 학살역사를 공식 사죄했다. 사진은 이노우에 가쓰오 교수의 한국어와 일본어 친필 사죄문. 전남 나주시 제공

일본의 원로 사학자가 125년 전 일본군의 동학농민군 학살에 대해 사죄했다.

이노우에 가쓰오(井上勝生) 홋카이도 대학교 명예교수는 30일 전남 나주시에서 열린 동학혁명 학술대회에 참가해 “동학농민혁명 투쟁 중반 무렵인 1895년 1월 5일, 동학농민군 토벌대대인 일본군 후비독립보병 제19대대가 나주성에 입성했다”며 “잔혹한 토벌전의 역사, 그리고 그것을 발굴할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에 대해 일본인으로서 깊이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노우에 교수는 이 사과문을 친필 한국어와 일본어로 작성해 발표했다.

‘나주 심포지움에 감사와 사죄의 메시지’에서 이노우에 교수는 “일본군 토벌대대는 전라남도 일대인 나주 능주 영암 보성 강진 장흥 진도 등지에 전개하여 마지막까지 항전하는 동학농민군을 잔혹하기 짝이 없는 작전으로 토벌했다”며 “마을로 들어가서 농민군에 참가한 농민을 색출하고 체포해 총살하고, 고문한 후에 총살하고 불태워 죽이고 줄 서게 해서 총칼로 일제히 찔러 죽이기 까지 했다”고 당시 잔혹함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이노우에 교수는 “일본과 조선은 교전했던 것이 아니었다. 조선 농민은 조선의 사법권 속에 있었던 것인데 이러한 대학살이 국제법에 위반된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인간의 당연한 ‘인도(人道ㆍ인간적 도리)’에도 완전히 위배되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군 현지사령관이 잔혹한 살육은 공사관이나 군 지도부에서 명령한 작전이었다고 한 것은 귀중한 증언”이라며 “동학농민군 지도부의 문서는 일본에 의해 철저히 빼앗겼는데 이 같은 역사를 밝힐 책임도 일본에 있다”는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노우에 교수는 "(일본은) 왜, 어떻게 처참한 토벌 작전이 전개됐는지 해명할 필요가 있다"며 "1세기 이상 어둠 속에 묻혀버린 역사적 사실의 전모를 한국과 일본의 현지에서 밝혀내고 발굴하는 일부터 시작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동아시아는 지금도 대립과 분단이 가로막고 있다”며 “민족, 국가를 넘어서 함께 역사적 진실을 해명하는 작업을 추진하는 것이 지극히 중요하다”고 말을 맺었다.

한편 나주시는 이날 이노우에 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나주 동학농민혁명, 한(恨)에서 흥(興)으로 승화하다'를 주제로 한ㆍ일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나주=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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