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나라 잃은 설움을 대신해 심금을 울리는 가사와 선율로 국민들을 위로하고 눈물짓게 했던 한국전통가요인‘트로트’를 계승ㆍ발전하기 위한 ‘한국트로트가요센터’가 29일 전남 영암에 문을 열었다.
때로는 흥을 돋우고 때론 눈물을 짓게 하는 등 숱한 부침 속에서도 명맥을 이어온 한국전통가요가 최근 ‘미스트롯 송가인 열풍’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트로트센터 개관은 남다른 의미를 더한다. 한국트로트가요센터는 국내 최초로 지난 80년 간 한국 전통가요의 역사와 전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지난 29일 오후 ‘호남의 소금강’ 월출산 자락 기찬랜드내에서 열린 한국트로트가요센터 개관식은 국화축제와 맞물려 전국에서 온 가을여행객과 축하인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월출산 국화축제는 왕인박사, 악성 김창조, 큰바위 얼굴, 왕인문, 아치터널 등 1억송이 국화 향연과 분재국ㆍ모형작, 화훼작품ㆍ대형 조형물 등 국화분화 24만여점이 전시돼 한국트로트가요센터 개관을 축하했다.
이날 개관식에는 국민가수 하춘화씨를 비롯해 전동평 영암군수와 지역기관장, 군민 등이 참여했다. 영암군은 지난 2016년 월출산 기찬랜드 일원에 문화관광 시설을 집적화시켜 다양한 계층의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전국 지자체중 유일하게 한국트로트가요센터 유치에 성공, 4년만에 완공했다.
국내 최초로 조성된 한국트로트 산실
영암가요센터는 우리나라 80년 트로트 역사를 빛낸 대표 가수들의 면면은 물론 작고한 인기가수 하종오(하춘화 아버지)씨가 평생 모은 음반 등 희귀 자료 2,500여점을 기증하면서 출발했다.
한국 전통 가요의 산실과 남도 르네상스를 선도하게 될 트로트가요센터는 사업비 105억원을 들여 연면적 2,203㎡,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졌다.
1층에는 상설전시장과 명예의 전당, 추억의 명소 등을 들어섰다. 2층에는 기획전시실과 200석 규모의 공연장을 설치됐다. 기획전시실에는 국내 대중음악의 역사와 전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료와 사료를 전시했다.
특히 명예의 전당에는 고복수 김정구를 비롯해 장윤정, 박현빈까지 각 시대 대표 가수들을 동판에 새겨 소개하고 있다. 또한 영암출신 국민가수 하춘화씨가 50년 넘게 가수활동을 하면서 모은 자료와 한국 대중음악사의 수집물을 기증ㆍ전시하여 전국의 트로트 애창가와 열혈 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한다. 현재 하씨의 기증품 500여점이 전시되어 있지만 센터측은 수시로 다양한 기획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영암트로트센터 명예센터장을 맡은 하 씨는“작고한 아버지가 60년동안 모은 자료가 오늘 개관을 계기로 드디어 꽃피우게 됐다”며“트로트 정체성 확립과 계승ㆍ발전을 할 수 있는 귀중한 장소가 생겨 기쁘다”고 말했다.
신인등용문 등 트로트 전통학교 확대
영암가요센터는 트로트 가수들을 중심으로 작사ㆍ작곡 등 창작활동과 신인가수 등용문·교육기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가요센터는 국내 대중음악의 대표적 장르인 트로트 음악을 주제로 역사와 전통을 되살리고 광주ㆍ전남 지역 출신 트로트 신인가수의 등용문이자 교육기관역할을 통해 전통가요 부흥을 위해 조성됐다.
군은 앞으로 음악인들이 머물며 작사와 작곡 등 창작활동을 가능한 창작소, 유망 신인을 발굴해 나가는 상설 오디션장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가요센터를 전통가요 학교로 확장할 방침도 정했다. 트로트 거수를 꿈꾸는 신인들을 발굴, 이곳에서 교육받고 연습하며 음반도내고 공연도 하는 환경을 마련할 계획이다.
전동평 영암군수는“신인 음악인들의 창작활동과 등용문이 될 수 있도록 전통가요 아카데미 설립과 영암아리랑 가요제 개최를 추진하겠다”며“앞으로 중대형 공연장도 추가로 지어 국내 최대 문화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영암 랜드마크 기찬랜드
영암의 랜드마크인 기찬랜드는 월출산 계곡에 자연친화형 물놀이장을만들어 여름철 명품 피서철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 곳에는 ‘바둑의 전설’조훈현국수기념관과 가야금산조기념관(테마공연 등)이 운영 중인데 트로트가요센터까지 조성되면서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아름다운 문화공연장으로 거듭났다. 더욱이 가을철이면 월출산국화축제가 등이 열리면서 해마다 100만명의 관광객들이 오는 명소이다.
글ㆍ사진=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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