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로선 관련 움직임 없고, 가능성도 낮아
문재인 대통령 모친 강한옥 여사의 별세에 북한이 조의를 표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자산 철거’라는 지시까지 내릴 만큼 남북관계는 좋지 않지만, 문 대통령에 대한 ‘예의’를 갖추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러나 30일 현재로서는 그러한 움직임도 없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전날 강 여사 임종 소식에 일각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떤 형태로든 조의를 표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왔다. 남북관계에 먹구름이 끼어있기는 하지만, 지난해 세 차례 걸쳐 정상회담을 한 문 대통령에게 예를 표할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김 위원장은 6월 12일 이희호 여사 빈소에도 자신 명의의 근조 화환을 전달한 전례가 있다.
2009년 5월 노무현 대통령 서거 때에도 북한은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 명의의 조전을 보냈고, 같은 해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땐 김기남 당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등으로 구성된 조문단을 파견한 바 있다. 특히 북한 함경도 흥남 출신인 강한옥 여사는 생전에 북한에 두고 온 가족을 무척 그리워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북한이 조의를 표하려는 움직임이 없다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말이다. 전문가들도 북한이 조의를 표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강산 남측 시설을 들어내라’고 김정은 위원장이 공개 지시할 정도로 북한이 남한에 강경하게 나오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다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예를 표한다면 남북관계 측면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다”고 했다.
물론 조의를 표하지 않는다고 해서 예의에 어긋나는 건 아니라는 게 외교가의 해석이다. ‘국가장’이 아닌 ‘가족장’ 형태로 장례가 치러지는 데다, 현직 대통령의 어머니이기는 하지만 강 여사가 국가를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가족장이라는 말 그대로 사적인 행사이므로 문 대통령에게 조의를 표하느냐 여부를 두고 예의를 따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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