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을 소환 조사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는 이날 오전 7시쯤 조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경찰은 지난해부터 조석래 명예회장과 조현준 회장이 자신들의 개인적 형사사건 법률 자문 비용을 회삿돈으로 댔다는 의혹에 대해 중점 수사해왔다.
효성은 2013년 회사 명의로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들과 각각 수억원대 법률 자문 계약을 맺었다. 경찰은 변호사들이 회사 경영 전반과 관련한 법률자문을 맡는 것으로 하면서 실제로는 총수 일가의 형사소송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 4월 효성그룹 총수 일 가를 고발하면서 변호사 비용으로 효성이 400억원을 썼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달 14일 효성그룹 2인자인 이상운(67) 효성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이 부회장은 조 회장의 횡령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그간 효성 총수 일가의 회삿돈 유용 의혹을 수사하면서 관련자를 상대로 조사를 이어왔다. 경찰은 1년 가까이 이어진 조사를 통해 어느 정도 혐의 입증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조 회장을 소환한 것으로 보인다. 200억원대 횡령ㆍ배임 등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회장은 지난달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경찰은 “오늘 밤늦게까지 조사가 이어질 걸로 보인다”며 “기업 수사인 만큼 가능한 빨리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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