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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 연 70조원 낸다면 괜찮은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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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 연 70조원 낸다면 괜찮은 거래”

입력
2019.10.30 08:54
수정
2019.10.3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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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방장관 비서관 저서 공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시리아 북부에서 미군 특수부대 작전에 의해 도망가던 중 자폭해 사망했다고 밝혔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시리아 북부에서 미군 특수부대 작전에 의해 도망가던 중 자폭해 사망했다고 밝혔다. 워싱턴=AP 연합뉴스

“한국이 매년 600억달러(약 70조원) 방위분담금을 낸다면 괜찮은 거래다.”

취임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독일 등 주요 동맹국들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며, 그 중에서도 “한국이 최악”이라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한국을 거론하면서 “우리를 벗겨 먹는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제임스 매티스 전 미 국방장관의 연설문 비서관이었던 가이 스노드그래스는 29일(현지시간) 공개된 신간 ‘선을 지키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 한국과 일본, 독일 등 해외 미군 주둔국에서 미군을 철수할 수 있는지를 트럼프 행정부 첫 외교안보 라인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매티스 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질문했다고 썼다. 공개 석상에서 미군의 해외 주둔에 들어가는 비용에 대한 불만을 터뜨려온 것은 물론 비공개적으로 실제 해외 주둔 미군 철수를 검토했다는 것이다.

책에 따르면 미 외교안보팀은 서둘러 동맹과 해외 주둔 미군의 중요성을 대통령에 설명하기 위한 브리핑을 열기로 계획했다. 특히 브리핑 전략 회의 당시 틸러슨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이웃 국가 간 관계를 평가하는 12개 경제적 효용성 척도를 만들었다고 회의 참석자들에게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 척도를 기준으로 했을 때 “한국이 최악”이라 말했다고 스노드그래스는 책에서 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7년 7월 20일 국방부 브리핑에서 한국과 일본 등 미국의 핵심 동맹국들을 ‘돈 먹는 괴물’로 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스노드그래스에 따르면, 매티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과 일본이 미 국방에 중대한 기여를 하고 있음을 설명하면서 한국이 주한미군의 이전 비용을 지불하고 있으며, 일본은 주일미군이 오키나와에서 괌으로 이전하는 비용을 일부 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이 새로운 주일미군기지를 위한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역사상 처음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티스 장관의 이런 설명에 “(주일미군이) 괌으로 이전하는 비용의 나머지는 누가 치르는가”라고 반문했다 일본이 비용 전체를 치르지 않는다는 데에 못마땅한 반응을 나타내자 그 순간 브리핑 장에는 침묵이 흘렀다고 스노드그래스는 저서에서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국방정책과 상관없는 무역협정 문제를 거론하면서 “우리 무역협정은 범죄이다. 일본과 한국은 미국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노드그래스는 매티스 장관이 브리핑 맥락을 다시 회복하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브리핑 후 트럼프 대통령은 문제의 발언을 꺼냈다. “지난 수년에 걸쳐 하나의 커다란 괴물이 창조됐다”며 “일본 독일 한국 우리의 동맹국들은 테이블에 있는 그 누구보다도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핵심 동맹국들을 엄청나게 많은 미국의 돈을 먹는 괴물로 인식한 것이다.

이듬해 1월 두 번째 브리핑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한미동맹의 대가로 무엇을 미국에 줬는지를 집요하게 따졌다고 스노드그래스는 회상했다. 이에 매티스 장관이 “해외 주둔 미군은 미국 안보를 지키는 ‘이불’ 같은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건 손해 보는 장사다. (한국이) 주한미군에 한 해 600억달러(약 70조원)를 낸다면 괜찮은 거래지”라고 반박했다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2017년 유엔총회 연설에서 ‘로켓맨’이라 불렀던 것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성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스노드그래스는 “유엔 연설문에 그런 표현은 없었다”며 “마지막 순간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다’는 등 도발적 표현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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