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계 “손학규, 적반하장 정치 중지하라”
바른미래당의 미래를 놓고 매주 화요일 머리를 맞대 온 옛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이 갈라섰다. 안철수계 비당권파 의원 7명이 “오늘 회의를 끝으로 화요정례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29일 선언하면서다. 이들은 바른정당계 의원들과 함께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활동을 하고 있다. 변혁과 당권파 사이에서 타협안을 찾으려 했던 국민의당 의원 모임이 와해되면서 바른미래당의 분당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출신인 권은희ㆍ김수민ㆍ김삼화ㆍ신용현ㆍ김중로ㆍ이동섭ㆍ이태규 의원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손학규 대표가 어제 신당 창당이라는 충격적인 계획을 밝혔음에도 화요정례회의는 바른미래당을 와해시키려는 손 대표의 계획에 대해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이에 회의에 참석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비당권파인 이들은 바른미래당이 ‘손 대표의 사당’이 아니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정치적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제3지대인 바른미래당의 창당과 전문성을 갖춘 참신한 인재의 발굴, 안철수와 유승민의 결합이 모두 안 전 대표의 소중한 정치적 자산”이라며 “손 대표가 안 전 대표의 정신적 가치와 자산들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손학규 중심의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것은 파렴치한 수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손 대표 본인이 결단할 수 있는 일은 오직 자신의 거취뿐임을 자각하시길 바란다”며 손 대표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들은 범당권파로 분류되는 주승용ㆍ김동철 등 다른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과 이날 국회에서 만나 바른미래당의 진로를 논의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손 대표의 즉각 사퇴 여부 등을 놓고 대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당권파 의원들이 같이 갈 수 있는 기대를 접고 당권파와 대화를 중단함에 따라, 변혁의 신당 창당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