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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도 한화 이어 면세점 사업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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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도 한화 이어 면세점 사업 철수

입력
2019.10.29 19:04
수정
2019.10.30 08: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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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의 두타면세점 모습.
서울 동대문의 두타면세점 모습.

두산그룹이 영업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4년만에 면세점 사업을 접기로 결정했다. 대기업이 면세점 사업에서 철수하는 것은 지난달 갤러리아면세점 영업을 종료한 한화그룹에 이어 두 번째다. 2015년 두산과 한화, 신세계그룹, HDC신라 등 5곳이 서울지역 신규 면세점 특허권을 따내며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결국 3곳만 살아남게 됐다. 두산과 한화 모두 출혈 경쟁과 함께 입지 조건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그룹은 29일 이사회를 열어 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하고 서울 동대문 두타면세점의 영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두타면세점의 영업 종료일은 내년 4월 30일이다.

두산은 “두타면세점이 2018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단일점 규모로 사업을 지속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를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 다시 적자가 예상되는 등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특허권을 반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산의 면세점 사업 철수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면세점 사업은 한때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졌지만 2017년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ㆍ사드) 보복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며 큰 타격을 받았다. 업체간 출혈 경쟁이 심화되면서 고객 유치를 위해 여행사에 지불하는 ‘송객수수료’ 부담과 신규 브랜드 유치 등 이중, 삼중고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2016년 5월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에 문을 연 두타면세점은 연 매출 7,000억원 수준까지 성장했지만 수익성은 좋지 않았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2017년 매출이 4,436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중국인 보따리상인 ‘따이궁(代工)’을 유치하는데 총력을 기울여 6,817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지난 3년간 과도한 송객수수료 부담 등이 발목을 잡았다.

두타면세점은 서울 명동 지역 면세점과 비교해 입지 조건이 좋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인 관광객과 따이궁들은 접근성이 좋은 명동 인근의 롯데ㆍ신세계ㆍ신라면세점 등에 몰리는데, 두타면세점은 동대문에 위치해 지리적인 특혜를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면세점 매출은 롯데와 신라, 신세계 등 국내 ‘빅3’에 집중되는 등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롯데면세점은 4조4,332억원, 신라면세점은 2조9,701억원, 신세계면세점은 2조930억원 등 3곳이 총 9조4,96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상반기 국내 면세점 매출 규모는 약 12조원인데 3곳이 전체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다음달 시내면세점 6개를 추가로 허가할 계획이다. 기존 ‘빅3’ 업체는 신규 면세점 허가가 출혈 경쟁만 과열시킬 것이라며 반기지 않는 입장이지만, 동대문 상권에 눈독을 들였던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두산 측에서 제안이 들어와 두타면세점 입지를 면세점 사업지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협의가 잘 진행될 경우 신규 면세사업자 입찰에 참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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