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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들 이해 안가”…김나정 아나운서 ‘82년생 김지영’ 감상평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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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들 이해 안가”…김나정 아나운서 ‘82년생 김지영’ 감상평 논란

입력
2019.10.2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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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리꾼 “성인지 감수성 부족” 일침…일부는 “개인의 소신 지지” 

김나정 아나운서 인스타그램 캡처
김나정 아나운서 인스타그램 캡처

한 여성 아나운서가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관람한 뒤 쓴 후기를 두고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해당 영화가 여성은 물론 일부 남성들로부터도 공감대를 얻으며 호평을 받고 있는 것과 달리 여성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여성 서사에 대한 반감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감상평을 내놓으면서다.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활동하는 김나정씨는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게시 글에서 82년생 김지영에 대해 “여자의 부정적인 측면들만 부각한 영화"라고 평했다. 그는 “이왕 여자로 태어나 살면서 이 영화처럼 남자, 여자가 불평등하고 매사에 부당하고 억울하다고 생각하고 살면 너무 우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학교 다닐 때도 왜 예쁜 치마를 입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못 입는다고 생각해서 남자랑 똑같이 바지 교복을 입고 싶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여성 관객들이 영화가 그린 현실에 공감하며 수 차례 관람하는 ‘N차 관람’이나 본인이 직접 관람하지 않더라도 관람객이 적은 시간대에 영화표 예매라도 해서 힘을 보태는 ‘영혼보내기’ 등의 방식으로 영화를 지지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반응이다.

김씨는 이어 자신이 읽었던 책을 인용해 “남녀관계에서 똑똑한 여자는 남자에게 화를 내거나 바가지를 긁는 게 아니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고 걱정해주고 애교 있게 안아주면 그게 관계에서 오히려 현명하게 남자를 다스리고 예쁨 받고 사랑 받는 방법이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페미니스트를 향해서는 “페미니스트들은 여성의 권력을 모르는 것 같다. 남자를 다스리면서 예쁨 받고 사랑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서 “이상한 평등을 부르짖으며 유난스레 싸우는 페미니스트들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날을 세웠다.

해당 게시물에는 여성이 나서 기존의 ‘성대결’ 갈등을 부추긴다는 점을 지적한 댓글이 폭주했다. 실제 소설을 원작으로 한 82년생 김지영은 페미니즘 시각을 담은 영화로 알려지면서 개봉 전부터 일부 남성 누리꾼에게 평점 테러를 당했다. 영화에 출연하거나 영화를 추천한 여성 연예인을 겨냥한 댓글 공격도 이어지면서 영화 자체보다는 성대결 논란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씨의 게시글에 대해 한 누리꾼(i*****)은 “페미니즘에 대한 영화라기보다 82년생 여성의 노동 현실을 담고 있는 현실적인 드라마인데 단순화 시켜 성대결로 연결시켰다. 여성 혐오를 드러내는 일부 남성의 시각을 대변하는 것 같아 불편하고 불쾌하다”고 꼬집었다. 성인지 감수성 부족을 지적한 의견도 있었다. 다른 누리꾼(J*****)은 “여자를 예쁨 받고 사랑 받아야만 하는 강아지쯤으로 생각하는 듯 하다. 세상을 좁은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남자들에게 성적 대상화로 소비되는 삶을 꿈꾸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반면 일부는 “성별이 같으면 생각도 같아야 하나”(m*****), “개인의 의견을 얘기하는 것은 자유“(k****) 등 공감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씨는 새로운 게시글에 “저의 의견은 영화 자체에 대해 ‘맞다, 틀리다’를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제 피드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 역시 좋은 댓글이든 안타까워하시는 댓글이든 모두 다 소중하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28일 기준 누적 관객수 126만 2,901명을 기록했다. 23일 개봉한 이후 이날까지 7일 연속 예매율 1위에 오르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klbo.com

영화 '82년생 김지영'의 한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82년생 김지영'의 한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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