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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 한국군 훈련 시나리오에 ‘美日정상 통화’ 이례적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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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 한국군 훈련 시나리오에 ‘美日정상 통화’ 이례적 포함

입력
2019.10.30 04:40
수정
2019.10.30 06:5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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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도발 상정 훈련… 美 ‘유엔사에 日 추가’ 포석 우려 

 전작권 전환 후 영향력 유지 위해 한국에 다양한 압박 행보 

로버트 에이브럼스 유엔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이달 17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미래 지상군 발전 국제 심포지엄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로버트 에이브럼스 유엔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이달 17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미래 지상군 발전 국제 심포지엄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도발 등 한반도 위기시에 대비해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실시하는 훈련 과정에 미국이 일본 전력 투입을 염두에 둔 가상 상황을 포함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후 유엔군사령부(유엔사) 회원국에 일본 등을 포함해 기능을 확대하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작권 전환 후 미측 위기 상황에도 한미연합군이 개입할 수 있도록 요구(본보 29일자 1ㆍ3면)하는 등 미국이 전작권을 넘긴 후에도 한반도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로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정부 및 군 고위 소식통 등에 따르면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올 8월 5일부터 위기관리참모훈련(CMSTㆍCrisis Management Staff Training)을 실시했다. 이 훈련은 북한의 각종 국지도발과 대테러 상황 등에 대처하는 것으로 한미 연합군사연습의 사전연습 성격을 갖는다. 때문에 한국 합참이 단독으로 진행하고, 한미연합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은 참관만 한다. 다만 훈련 시나리오는 미측이 주도적으로 작성해놓은 ‘작계’(작전계획)에 반영된 내용 중 한미가 협의해 결정하고 있다.

이번 훈련에선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시나리오가 하달됐다. 앞선 여러 차례 훈련에서도 하달되곤 하던 상황이지만, 특이 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통화를 한 내용이 시나리오에 추가됐다는 점이었다. 실제 상황을 가정하고 진행하는 훈련이라 위기 상황이 생겼을 때 주변국 동향이나 한반도 주변 정세와 관련한 내용이 제공되긴 했지만, 이번처럼 미일 양국 정상 간 통화가 들어간 건 전례를 찾기 힘들다고 한다. 한 군 관계자는 “북한 도발과 관련해 일본 정상이 언급된 건 본 적이 없다”면서 “게다가 한국군 단독으로 진행하는 훈련에 의미 없는 시나리오가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 그 저의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이 2022년으로 예정된 전작권 전환 후에도 유엔사 전력제공국에 일본을 포함시키는 등 회원국을 늘리고 기능을 확대해 한반도 유사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본다. 실제로 미국은 올해 6월 한국 측과 사전 조율 없이 독일군 연락장교를 유엔사에 파견하려다가 사전에 이를 파악한 우리 정부에 의해 저지되기도 했다.(본보 7월 11일자 1면)

올 7월에는 주한미군사령부가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한 ‘2018: 한반도의 한 해’라는 제목의 전략 다이제스트(요약) 한글판에 ‘유엔사는 위기 시 필요한 일본과의 지원 및 전력 협력을 지속하겠다’는 오역을 게재해 일본 전력의 한반도 전개 의혹을 증폭시키기도 했다. 이후 전ㆍ현직 유엔사령관은 “유엔사를 작전 기능을 가진 사령부로 만들 계획은 없다”거나 “유엔사를 작전사령부로 탈바꿈하려는 비밀계획 따위는 없다”고 해명했지만 의혹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미국은 공식적으로 유엔사는 위기시 전력제공국들로부터 전력을 수용해 한반도에 전개하는 전력제공자(force provider) 역할을 할 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재활성화 프로그램 등 다양한 시나리오로 유엔사의 역할 강화를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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