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 전문가 김종원 감독 
 
제3회 강감찬축제 김종원(앞줄 오른쪽) 총감독이 고려 시대 병사로 분장한 배우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김종원 제공

“지역축제는 축제 성격에 맞는 킬러 콘텐츠를 장착해야 긴 생명력이 담보됩니다.”

서울 관악구 일대에서 17~19일 열린 ‘귀주대첩 승전 1000주년 기념’ 제3회 강감찬축제를 성공리에 마친 김종원(59) 총감독은 29일 지역축제에서 킬러 콘텐츠의 중요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가 총감독을 맡은 올해 강감찬축제에는 15만여명의 축제장을 찾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 감독은 ‘노량진 도심 속 바닷축제’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 등 이름을 대면 알 만한 지역축제를 성공시킨 지역축제 전문가다. 이 길로 들어선 건 2003년. 스포츠신문 맛칼럼니스트로 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국을 돌아다니며 지역의 음식 맛을 봐야 했다. 이 과정에서 전국의 축제를 경험했고 “지역축제를 해 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탁 쳤다고 한다.

처음 기획한 축제는 2003년 신안갯벌축제. 이 때는 김 감독도 축제 기획 초기라 킬러 콘텐츠의 개념을 잘 모를 때였다. 당시 보령머드축제가 있었지만 ‘머드 슬라이드’ 등 갯벌을 활용하지 않을 때였다. 김 감독은 “지금이야 갯벌 활용 축제가 보편적인데 당시에는 그 생각을 못 했다”고 후회한다. 당시 신안갯벌축제는 결국 가수를 불러서 분위기를 띄우는 식의 문화공연 형태로 진행됐다.

이 때를 계기로 축제에 대한 고민을 더 깊게 하고, 개선에 개선을 거듭해 나가면서 그의 지역축제 인생이 진일보하기 시작했다.

진가가 본격적으로 드러난 건 2007년 시작된 ‘노량진 도심 속 바닷축제’. 이 축제에서 김 감독은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에어 바운스를 설치했고 이 곳에서 오징어와 광어 등 살아 있는 어류를 맨손으로 잡는 프로그램을 추가했다. 서울 시내에서는 처음이었다. 그 해 방문객은 2만명이었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2008년 8만명, 2009년 20만명으로 방문객이 급증했다.

2013년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에서는 새우젓을 실은 황포나룻배가 마포나루터에 입항하는 전통을 재현하면서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이후 2017년까지 축제를 책임졌고 2017년 67만명이 찾았다.

제3회 강감찬축제 김종원 총감독. 김종원 제공

국내에는 크고 작은 것까지 합치면 연간 1만6,000여건의 축제가 있다. 지역축제가 넘쳐난다는 질문에 김 감독은 “시민들에게 뚜렷하게 각인된 축제는 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차별화된 킬러 콘텐츠가 없으면 동네잔치로 머물 수밖에 없다”며 “축제를 바라보는 국민 의식이 많이 높아졌기 때문에 공을 들이지 않는 축제는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축제를 여는 지방자치단체에 우려를 나타냄과 동시에 분발을 촉구한 것이다.

그럼에도 그가 지역축제에 정열을 쏟는 건 지역축제가 농어촌 활성화에 특효약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지역축제마저 사라지면 농어촌의 활력은 뚝 떨어질 것이 명약관화해 지역축제 활성화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단체장들의 중요한 책무가 됐지만 그 방법을 잘 몰라 안타깝다”고 말했다.

19일 김종원(왼쪽) 총감독이 제3회 강감찬축제 기간 중 조성한 ‘벽란도 거리’를 찾은 외국인들에 대한 응대 방법을 지시하고 있다. 김종원 제공

여섯 살 늦둥이가 가자는 데로 다 따라간다는 김 감독은 “예전에는 부모가 가자는 곳을 아이들이 따라갔다면 지금은 정반대 상황이 됐다”며 “보고 즐기는 축제에서 벗어나 가족의 관점에서 체험하고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축제가 진화해야 한다”는 철학을 밝혔다.

마지막 꿈은 뭘까. 그는 “독일 옥토버 맥주축제, 중국 하얼빈 빙등축제 못지않은 지역축제 하나를 만들고 싶다”는 말로 인생의 각오를 다졌다.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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