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향산의료기구공장 찾아 “구경만 하나” 당 간부 등 질책
북한 최북단인 삼지연군에서 내려오며 ‘자력갱생 독려’ 행보 중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년 2개월여 만에 다시 찾은 평안북도 의료기구 공장에서 당 관계자들을 질책했다. “마감 공사까지 내가 직접 챙겨야 하냐”며 호통을 치기도 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7일 “김정은 동지께서 새로 개건하고 있는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현지지도 하셨다”며 신축ㆍ증설ㆍ개건 공사가 마무리 단계인 공장 상황을 구체적으로 살펴봤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공장의 면모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보면 일부 결함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개건 현대화 상무(TF)에 동원된 당 중앙위원회 일꾼(간부)들과 설계 일꾼들이 제때에 당 중앙에 보고하고 마감 공사를 질적으로 할 수 있도록 기능공들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겠는데 가만히 앉아 구경이나 했다. 어째서 기능공 노력(노동력)을 추가 동원시키는 문제까지 내가 현지에 나와 직접 요해(파악)하고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되게끔 일들을 무책임하게 하고 앉아 있는가”라고 질타했다. “건설 기능이 높은 부대를 시급히 파견해 주겠다”며 부족한 점을 바로잡고 연말까지 구실을 바로 하는 공장으로 완공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평북에 있는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은 김 위원장이 지난해 8월에도 방문해 현대화 관련 각종 지적을 한 곳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공장이 ‘마구간’을 방불케 한다며 “벌써 몇 해째 틀어박혀 동면하면서 빈 구호만 외치고 있다” 같은 불만을 토로했다. 이후 계속 이 공장에 신경 쓴 것으로 보인다.
현지 시찰에서 자기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단위를 호되게 질책하는 건 2012년 김 위원장이 집권 뒤 줄곧 보여온 모습이다. 관영 매체들도 마찬가지다. 같은 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일부 단위의 일꾼들은 아직까지도 나라 살림살이의 주인이라는 자각이 없이 전기 절약 사업을 소홀히 대하고 있다”며 “자기 단위의 이익만을 추구하면서 나라의 귀중한 전기를 망탕(마구) 낭비하는 것은 결코 스쳐 지날 수 없는 문제”라고 했다.
북한 보도 기준으로 이달 중순쯤부터 김 위원장은 양강도 삼지연군(16일)과 함경북도 경성군(18일), 금강산(23일), 평안남도 양덕군(25일) 등에 있는 관광 시설과 농장ㆍ공장 등을 두루 둘러보고 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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