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한국시간) 워싱턴과 휴스턴의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4차전이 열린 미국 워싱턴DC 내셔널스파크는 들썩였다. 1933년 워싱턴 새네터스(현 미네소타) 이후 86년 만에 미국의 수도에서 열린 월드시리즈로 워싱턴 팬들은 비공식 마스코트로 자리잡은 '아기상어' 모자나 옷을 착용하고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하는 워싱턴을 응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찌감치 5차전 방문을 예고했다.
그러나 알렉스 브레그먼(휴스턴)의 한 방이 내셔널스파크를 침묵에 빠뜨렸다. 휴스턴은 브레그먼의 그랜드슬램을 앞세워 8-1로 승리, 시리즈를 2승2패로 되돌리며 2년 만의 정상 탈환 기회를 잡았다.
휴스턴 4번타자 브레그먼은 4-1로 앞선 7회초 1사 만루에서 워싱턴 불펜 페르난도 로드니를 좌월 그랜드슬램으로 두들겨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로드니의 몸쪽 낮게 제구된 2구째 투심 패스트볼을 걷어 올린 월드시리즈 역대 20번째 만루홈런이었다. 앞서 1∼3차전에서 13타수 1안타, 타율 0.077로 침묵했지만 이날 만루홈런으로 포함해 5타수 3안타 5타점으로 폭발하며 히어로로 우뚝 섰다.
브레그먼은 1회초 첫 타석부터 1사 1ㆍ2루에서 중전 적시타로 결승타점을 올렸다. 휴스턴은 이어 율리에스키 구리엘의 내야안타 때 1점을 추가했다. 4회초엔 로빈슨 치리노스의 좌월 2점홈런으로 4-0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워싱턴 좌완 선발 패트릭 코빈은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휴스턴 선발 호세 어쿼디에게 5회까지 2안타 무득점으로 묶였던 워싱턴은 어쿼디가 내려간 6회 말 1사 만루 찬스를 잡았지만 후안 소토의 내야땅볼로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어쿼디는 5이닝 무실점으로 기대 이상의 호투를 했고, 휴스턴은 5명의 불펜을 쏟아 부어 승리를 지켰다.
두 팀의 5차전은 28일 같은 장소에서 게릿 콜(휴스턴)과 맥스 슈어저(워싱턴)의 빅매치로 펼쳐진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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