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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청년정신-하마터면 열심히 할 뻔한 그대에게

입력
2019.10.28 04:40
수정
2019.10.28 10: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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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을 이야기하기보다 참여를, 목소리를 모아 함성을, 시대 변화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 참여하지 않는 자의 권리는 없다. 다른 누군가의 의견이 아닌 ‘내가’ 어떤 사안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니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좌절을 이야기하기보다 참여를, 목소리를 모아 함성을, 시대 변화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 참여하지 않는 자의 권리는 없다. 다른 누군가의 의견이 아닌 ‘내가’ 어떤 사안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니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23일 세계한상대회가 개막했다. “세계를 무대로 길러온 네트워크 역량과 경험을 통해 ‘아무도 흔들 수 없는 경제’를 한상이 열어달라”는 대통령의 축사도 있었다. 한국인의 긍지로 세계에 도전장을 내민 ‘한상’들의 청년시대는 하나같이 눈물과 땀 범벅이었지만 불굴의 의지로 이룬 성공스토리는 듣는 이를 감동시켰다. 낯선 곳에서의 새로운 도전은 ‘밑도 끝도 없이 맨땅에 헤딩’하는 것과 같았다고 한다. 어떤 길이든 과정은 어렵고 치열하겠지만 그 길 끝에는 ‘꿈’이 있다. 세계를 제패한 BTS가 그랬고 김연아가 그랬다.

청춘은 아름답고 청년은 꿈꾸는 시기이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청년에게서 시작된다. 이들의 적극적인 목소리가 아쉽다. 청년실업, 결혼과 출산, 세금, 미래 연금 불안, 정년연장…. 이 소용돌이의 중심은 결국 청년이 될 것인데 이들의 목소리는 일부러 찾지 않으면 잘 들리지 않는다. 반면 좌절과 응어리는 분노로 나타나고 있다. N포 세대, 88만원 세대, 흙수저, 헬조선 같은 자조 섞인 표현만 공허하게 들린다. 동시에 이들은 취향이 확고하고 좋아하는 영역에 대해 깊이 파고드는 에너지를 가진 세대이다. ‘개인화’가 가장 강한 개성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애써 내는 목소리도 쉽사리 함성으로 변하지 않는 듯하다.

좌절을 이야기하기보다 참여를, 목소리를 모아 함성을, 시대 변화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 참여하지 않는 자의 권리는 없다. 단, 의무를 다하지 않는 자의 권리는 아무도 귀를 기울여주지 않는다.

‘광장의 함성’을 누가 알아주겠는가.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지 않으려면 논리가 확실한 주관을 갖추어야 한다. 중심이 없이 대세의 의견에 휩쓸리면 어느새 ‘나’는 없어지고 어디쯤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된다. 다른 누군가의 의견이 아닌 ‘내가’ 어떤 사안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니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청년들의 ‘정당한 함성’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첫째, 끊임없는 앎이 필요하다. 주자의 少不勤學老後悔(젊을 때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늙어서 후회한다)란 말은 깨달음이란 평생을 통해 얻어야 하지만 집중을 해야 할 때가 있음의 이야기이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탐구하는 것은 청년 정신의 가장 바탕이다. 인생에서 학과 습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꼰대의 잔소리가 아니다.

둘째, 정치적 참여와 행동이 필요하다. 국가의 기능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청년의 권리와 공통의 질서를 확보하는 공공성이 앞날에 미치는 메커니즘을 말이다. 무정부 상태나 직접민주주의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세대 갈등이란 소모적 유혹에 휩싸이기보다 ‘공정한’ 기득권을 천명해야 한다. 정치적 관심이야말로 ‘미래의 권리’에 장기 투자해 가장 높은 수익성을 내는 워런버핏형 투자이다.

셋째, 그대가 주인공이어야 한다.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앞장서는 선구자가 되는 것이야말로 청년만의 특권이다. 실패해도 일어날 수 있는 시간과 용기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시대정신이 되었을 때 개인ㆍ사회ㆍ조직ㆍ국가는 성장, 발전하고, 그렇지 않으면 “하마터면 열심히 할 뻔”한 퇴행적인 현상을 맞게 된다. X세대에서 Y세대로, Z세대로. 세대는 늘 바뀐다. 90년대생이 온다. 두려운가? 90년대생도 ‘간다’.

말하라, 행동하라, 그 결과를 가지고 주장하라. 이것이 이 시대의 청년 정신이다. 역사적ㆍ사회적 소명까지는 아니더라도 당대의 ‘역할’을 생각한다면 청년은 더 많은 주인공 역할 연습이 필요하다. 끝없는 자기 확신과 공부와 함께…‘잃어버린 세대’와 같은 좌절을 이야기하기보다 정의적 경제, 정당한 함성이 청년의 목소리로 채워질 때 이 시대의 청년 정신도 살아날 것이다. 이제 정치도 청년이 주역인 시대이다. 그대들의 세상은 세계 속이다. 창조하라.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ㆍ성균관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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