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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넘어 이제 민생으로” 민주당 의총서 나온 자성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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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넘어 이제 민생으로” 민주당 의총서 나온 자성론

입력
2019.10.25 18:31
수정
2019.10.2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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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이인영(뒷모습)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오대근 기자
2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이인영(뒷모습)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오대근 기자

2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 자유 발언이 가능한 자리였지만 끝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관련한 ‘책임론’, ‘쇄신론’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조국 사태로 당의 가치가 상당히 훼손됐고, 더 이상 조 전 장관 이슈에 머물러선 안 된다는 ‘자성론’만으로도 70분간 진행된 회의 분위기는 뜨거웠다.

조국 사태를 지나오면서 이슈와 현안마다 조 전 장관 수호 목소리를 내거나 공개 발언을 자제해 온 민주당 의원들은 의원총회에서 그 동안 쌓아두기만 한 심경들을 쏟아냈다. 대체로 ‘이제 조국을 놓고 민생에 집중하자’는 내용이었지만 이 가운데는 조국 사태를 통해 당의 가치가 훼손된 것을 반성하자는 목소리도 있었다.

다수의 참석자들 말을 종합하면 조응천 의원은 “조 전 장관을 지명한 뒤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공정과 정의, 기회의 평등’이라는 우리 당의 가치와 상치되는 이야기들이 계속 쏟아지는 상황이 계속돼 힘들었다”며 “많은 의원이 지옥을 맛봤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조 의원은 “조 전 장관이 그만뒀을 때 상황이 정리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검찰개혁을 ‘제1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계속 밀어붙이다 보니 조 전 장관이 계속 소환돼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우리가 그 동안 그렇게 힘들었는데 왜 자꾸 조 전 장관을 소환해야 하느냐. 이제는 조 전 장관을 놔줘야 한다. 보내줘야 한다”는 취지로도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의원은 또 “조 전 장관 관련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이고 재판도 계속될 텐데 내용이 하나하나 나올 때마다 예측 불가능하고 데미지가 있을 수 있다”며 “너무 낙관적인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 현실을 냉정히 봐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이제는 대입 문제를 이야기하고, 경제 현안을 돌보고 있는 만큼, “민생으로 돌아가자”는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샴푸라는 것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고 쓰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뚝 떨어지는 것을 알게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어느새 중도층 민심을 잃은 당의 현주소를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당 차원에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관련한 이야기는 의외로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총선을 대비하기 위해선 공수처 이슈도 중요하지만 경제와 민생 이슈에 당이 좀 더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용진 의원은 ‘공수처 설치가 당론이고 찬성 여론이 높다고는 하지만 실제 국민들의 우선 순위에서는 다를 수 있다. 내년 총선을 대비해야 한다면 민생과 경제를 챙겨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화두에 오른 건 최근 기무사 계엄령 문건과 관련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탄핵 정국 당시 군 계엄령 선포 논의에 관여했다는 의혹이었다고 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도종환 의원이 군 계엄령 문건과 관련한 별도의 주제발표를 하면서 “제대로 조사를 해야 하는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다수의 의원들이 동의를 표하면서 ‘군의 명백한 쿠데타 시도’라며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다만 이철희 의원은 당 입장에선 신중하게 살펴야 하는 문제라는 지적했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다 조사하고 결론을 낸 문제인데 정치 쟁점화를 다시 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기관의 조사도 있었던 사안을, 확실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집권 여당이 사실인양 확산시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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