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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규제 여부에 생사가 좌우되는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P2P금융법’이 지난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면서 P2P금융 스타트업들은 환호성을 지르는 반면, 빅데이터 활용한 서비스를 준비 중인 스타트업들은 신용정보법 개정안 논의가 또 보류되면서 쓴웃음을 짓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법사위는 지난 24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의결했다. 지난 8월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후 64일 만이다. 여야 모두 법안 통과에 공감대를 갖고 있어 P2P금융법은 조만간 본회의를 통과해 정식 법제화를 눈 앞에 둔 셈이다.

금융위원회는 법 시행 시점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시행령 및 감독규정 구체화 작업을 서둘러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지난 17일 P2P금융업계 간담회를 열어 시행령에 대한 업계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P2P금융업계는 “새로운 금융산업이 탄생한다는 의미”라며 한껏 고무돼 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 준비위원회는 제정안의 법사위 통과 직후 “그간 본질에 맞지 않는 대부업법 규제를 받아 온 P2P금융업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P2P업체 관계자도 “우리만의 법을 가진다는 건 대부분이 스타트업인 업계에겐 상당한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같은 날 국회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선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또 논의 끝에 보류됐다. 지난해 11월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후 벌써 1년 가까이 계류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여야는 법 개정 자체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보완사항이 있다며 다음 법안소위(11월)에서 추가로 논의 하기로 했다.

신용정보법 개정안은 고객 동의 없이도 상업적 통계 작성, 연구, 공익적 기록 보존 등을 위해 금융사가 고객의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게 목적이다. 기존 금융사뿐 만 아니라, 빅데이터 기반으로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은 법 개정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현행 법 체계 아래서는 금융 관련 개인 정보를 전혀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들에겐 사업체의 생사와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

이런 탓에 빅데이터 기반 스타트업계에선 “이젠 지친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정부와 국회에서 4차산업, 핀테크 산업을 살려야 한다고 하지만 정작 이를 위한 법적 지원은 전무하다”며 “법 개정에만 1년이 넘게 걸리니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스타트업 관계자는 “1년을 보내 놓고도, 이견은 없다면서 추가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하는 건 국회가 할 일을 안 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두 법안 처리 속도가 눈에 띄게 차이 나는 것을 두고 신생법안과 개정안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회 정무위 관계자는 “P2P금융업법 같은 신생법안은 새 산업에 알맞은 새로운 법이 필요하다는 필요성이 인정되면 순조롭게 절차가 진행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신용정보법 개정안 같은 경우엔 기존에 신용정보 악용 사례 등으로 규제했던 것을 풀어야 해 규제 완화 범위에 대해 조율하는 과정이 지난하다. 그나마 법 개정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건, 청신호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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