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58) KB국민은행장이 단독으로 차기 은행장 후보에 올라 사실상 1년 연임이 확정됐다. 국민은행은 3분기 당기순이익이 7,016억원을 기록하며 2분기 연속 7,000억원대 호실적을 냈다.
KB금융지주는 24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 허 행장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다음달 중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의 심층 인터뷰 등 최종 심사를 거쳐 은행 주주총회에서 허 행장의 연임 여부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은행 안팎에선 허 행장이 2017년 취임 이후 실적 성장세를 꾸준히 유지해온 데다 디지털 전환과 안정적 조직 운영 등 흠잡을 데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무난히 연임할 거란 관측이 많다. 연임이 확정되면 허 행장은 이른바 ‘2+1’(2년 임기 후 1년 연임) 전례에 따라 임기 만료 이튿날인 다음달 21일부터 1년 새 임기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대추위는 “허 행장이 국내외 영업환경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탄탄한 경영성과를 달성하고 있는 점,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특유의 적극적 소통과 화합의 경영으로 사람 중심의 조직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리더십을 겸비하고 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이어 “그룹의 4대 중장기 경영전략(사업 포트폴리오 견고화ㆍ디지털시대 기업문화 적립ㆍ고객중심 서비스 혁신ㆍ민첩한 조직체계 구축)의 일관성 있는 추진으로 리딩뱅크의 입지를 강화할 필요성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허 행장이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호흡이 잘 맞는 점도 대추위 결정에 고려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대 법대를 나온 허 행장은 1998년 국민은행과 합병된 장기신용은행(88년 입행) 출신으로, 윤 회장은 2014년 그를 은행 전략담당 전무로 발탁하면서 본격적으로 호흡을 맞춰왔다.
다만 허 행장에게는 지난해 라이벌 신한은행에게 내준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국민은행은 2017년 연간 순이익 기준으로 업계 1위였지만, 지난해 근소한 차이로 라이벌인 신한은행에 왕좌를 내줬다. 지주 전체 실적도 신한금융이 KB금융을 앞섰다.
올해도 두 금융사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상반기 기준 지주 전체 실적은 신한금융(1조9,144억원)이 KB금융(1조8,368억원)을 앞섰지만, 핵심 계열사인 은행 실적만 따지면 국민은행(1조3,051억원)이 신한은행(1조2,818억원)을 제쳤다.
양사의 3분기 실적도 호각세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KB금융은 3분기 당기순이익을 9,403억원으로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하긴 했지만 시장 전망치(9,100억원 안팎)를 상당폭 웃돈 실적이다. 국민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7,016억원이었다. 은행 측은 “수치상으론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지만, 대손충당금 환입 영향을 제외한 경상적 기준으로는 전 분기 대비 3.6%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과 신한은행의 3분기 실적은 25일 발표된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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