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푸는 것이 아니다. 삶과 생명을 같이 나누면서 섞여 사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24일 경기 시흥에서 열린 아동 주거권 보장 등 주거지원 강화대책 대국민 보고대회 현장을 찾아 제정구 선생의 말씀을 인용하며 “누구나 예외 없이 주거권을 누릴 수 있는 포용사회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이날 시흥의 군서초등학교에서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안타깝게도 현재 227만여 가구가 쪽방, 노후 고시원, 반지하, 옥탑방 등 열악한 주거공간에서 살고 있다”며 “지금 우리는 더불어 살아가는 포용사회를 향해 가고 있다. 혼자 앞질러 달려가기보다는 뒤돌아보고, 기다리며, 손을 건네고, 함께 걷는 공동체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흥에서 활동하며 ‘빈민의 벗’ ‘철거민의 대부’로 불렸던 제정구 선생의 말씀도 인용했다. 김 여사는 “한법 35조에, 국가는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주거복지는 자선이나 시혜가 아니다. 주거권은 누구든 예외 없이 존중 받아야 할 인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거권은 누구든 예외 없이 존중 받아야 할 인권이다. 불평등과 차별이 고착된 사회에서 지연되고 있는 주거권은 하루빨리 회복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어린 시절의 경험은 전생애에 영향을 미친다”며 아동 주거권 보장을 역설했다. 김 여사는 “사회안전망 속에 건강하게 자란 아이들은 국가의 건강한 미래를 약속한다”며 “아이들을 어떻게 대접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미래가 결정된다. 그러기에 우리는 가난이 내일의 희망을 꺾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어린이들이 ‘꿈을 찾고, 꿈을 키우는 집’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거듭 호소했다.
'꿈을 키우고 꿈을 찾는 집'이라는 이름의 이날 행사는 아동과 비주택 거주자의 주거권에 관심을 갖고, 정부 차원의 지원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은 “그동안 지원 사각지대에 놓여 열악한 곳에 거주하는 다자녀 가구나 비주택 가구가 더 나은 주거지로 이동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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