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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계엄령 수사’ 관여 의혹… 檢은 “윤석열 흔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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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계엄령 수사’ 관여 의혹… 檢은 “윤석열 흔들기”

입력
2019.10.24 19:00
수정
2019.10.24 20:5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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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건 작성 기무사령관 등 불기소 이유 통지서에 서울지검장 직인

군인권센터 “진상규명 실패 책임”…‘김학의’이어 논란 불거져

대검 “합동수사단 발급 땐 자동 날인… 결제란 사선 지워”

24일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구내 식당에서 점심을 끝낸 뒤 본관 사무실로 이동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24일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구내 식당에서 점심을 끝낸 뒤 본관 사무실로 이동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 구속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수사의 총책임자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한 의혹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근거가 약해 검찰 내부에선 ‘윤석열 흔들기’라는 불만이 나온다.

24일 시민단체 군인권센터와 검찰은 ‘계엄령 문건’ 공방을 주고 받았다. 발단은 인권센터가 박근혜 정부 시절 국군기무사령부(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가 작성한 ‘계엄령 검토 문건’ 진상 규명에 실패한 것이 윤 총장 때문이라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대검찰청은 즉각 “당시 수사는 ‘기무사 계엄령 문건 합동수사단’이란 별개의 독립수사단이 진행한 것이라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인권센터는 검찰의 불기소이유통지서를 공개하며 대검의 해명을 다시 반박했다. 인권센터는 “군검찰이 군인만 수사할 수 있어 민간인과 예비역 수사는 검찰이 맡았다”며 합수단장이 노만석 당시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장이었으니 그 직속 상관이던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도 책임이 있다는 논리를 폈다. 이어 당시 합수단이 작성한 불기소이유통지서 전문을 공개하면서 “윤 당시 지검장의 직인이 찍혀 있는데 관여한 바 없다고 한다면 합수단장이 지검장의 직인을 훔쳐다 찍었다는 것이냐”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런 주장에 대해 ‘뭘 몰라도 한참 모르고 하는 소리’라는 분위기다. 군 등 다른 기관과 함께 하는 합수단은 별도 법률이 없어도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수사단이고, 합수부 검사는 어딘가 소속을 둬야 하기 때문에 관례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소속으로 해뒀을 뿐이고, 중앙지검장 직인은 민원실 직원이 불기소이유통지서를 발급할 때 자동적으로 따라붙는 서식의 일부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검찰도 살짝 역공을 가했다. 대검은 불기소결정서 원문을 공개하고 “결정서를 보면 부장검사ㆍ차장검사ㆍ검사장 결재란에 사선이 그어져 있다”며 “이는 당시 서울중앙지검 부장, 차장, 검사장의 결재를 거치지 않았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인권센터가 공개한 불기소결정서에는 부장ㆍ차장ㆍ검사장 결재란에 사선이 없다는 주장이다.

서울중앙지검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군인권센터가 이날 오전 공개한 '불기소 결정서'에는 원문과 달리 결재란에 사선이 없다며 이를 일부러 지운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검 제공.
서울중앙지검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군인권센터가 이날 오전 공개한 '불기소 결정서'에는 원문과 달리 결재란에 사선이 없다며 이를 일부러 지운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검 제공.

노만석 당시 합수단장도 “합수단 인원, 조직 등 문제는 대검과 국방부가 협의했고 서울중앙지검은 관여하지 않았다”며 “윤 당시 지검장에게 보고하거나 지휘받은 바도 없다”고 말했다. 합수단은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해외로 도피하자 지난해 11월 조 전 사령관을 기소중지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 등에 대해서는 참고인중지 처분을 해둔 상태다.

검찰은 윤 총장을 겨냥한 의혹 제기가 잇따르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다. 조 전 장관 일가 수사를 비판하고 싶으면 수사 그 자체로 비판해야지 윤 총장을 흔들려 한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윤 총장이 김학의 사건의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접대받았다는 의혹, 지난 8월 초부터 검찰이 조 전 장관을 내사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됐다. 검찰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로 대응하고, 그와 별도로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는 엄정히 진행한다는 말 이외엔 따로 더 할 말이 없다”고만 말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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