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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리 “한일 정상회담 기대”에 아베 묵묵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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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리 “한일 정상회담 기대”에 아베 묵묵부답

입력
2019.10.24 14:00
수정
2019.10.24 23:3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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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보다 길어진 21분 회담… "양국 현안 조기에 해결" 文대통령 친서 전달

“한일관계 악화 방치 안 돼” 공감대 속 아베“국가 간 약속 준수를” 고수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일본 도쿄(東京) 총리관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함께 면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일본 도쿄(東京) 총리관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함께 면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4일 회담을 갖고 “한일관계의 어려운 상태를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공감대를 이뤘다. 이 총리는 또 아베 총리에게 문재인 대통령 친서도 전달했다. 친서엔 ‘양국 현안을 조기에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총리는 “한일관계가 개선돼서 두 정상이 만나면 좋지 않겠습니까”라고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간 정상회담 개최가 이뤄지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다만 아베 총리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담은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 이후 성사된 양국 최고위급 대화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 12분부터 33분까지 일본 도쿄(東京) 총리관저에서 아베 총리와의 회담을 진행했다. 회담을 마친 뒤 이 총리는 한국 취재진에 “이제까지 간헐적으로 이어진 외교당국 간 비공개 대화가 이제 공식화됐다고 받아들인다. 이제부터는 속도를 좀 더 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일한국문화원에서 기자들과 만난 조세영 외교부 1차관도 “양 총리는 한일 양국은 중요한 이웃국가로서 한일관계의 어려운 상태를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양 총리는 북한 문제 등과 관련해서도 한일, 한미일 공조가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조 차관은 설명했다.

이 총리는 “한일관계의 경색을 조속히 타개하기 위해 양국 외교당국 대화를 포함한 다양한 소통과 교류를 촉진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또 어려운 상황일수록 양국 간 청소년 교류를 포함한 민간 교류가 중요하다는 데도 의견을 함께했다고 조 차관은 설명했다. 아베 총리가 대화ㆍ교류의 중요성에 공감한 배경에는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 이후 3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일본산 불매운동과 한국 여행객 급감 등에 따른 일본 기업들과 지방자치단체의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촉발한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아베 총리는 “(한국이) 국가와 국가 간의 약속을 준수함으로써 한일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려 가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판결이 국제법 위반 상태를 만들었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는 일본 정부의 기존 주장을 반복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일본이 그런 것처럼 한국도 1965년 한일기본관계조약과 청구권협정을 존중하고 준수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이번에도 한일양국이 지혜를 모아 난관을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회담에선 문 대통령의 친서도 아베 총리에게 전달됐다. 이 총리는 회담이 종료될 무렵 청와대 마크가 찍힌 흰 봉투에 담긴 1페이지 분량의 친서를 아베 총리에게 전달했고, 아베 총리는 “감사를 표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고위관계자는 전했다. 문 대통령은 친서에서 한일 양국은 가까운 이웃이며,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해가야 하는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하고, 양국 현안을 조기 해결하기 위해 서로 관심을 갖고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레이와(令和) 시대를 맞아 일본 국민들의 안녕과 번영을 축원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일본 정부는 이날 회담과 관련해 난관에 봉착한 한일관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에는 공감하면서도 한국이 강제동원 배상문제의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오늘 회담에서는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에 관해 아베 총리가 한국 정치 지도자에게 직접 명확하고 일관된 입장을 확실하게 전한 것은 일정한 의미가 있다”고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명확하게 말했듯이 ‘일한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한국이 나라와 나라의 약속을 준수함으로써 일한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돌리는 계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계속 한국 측에 현명한 대응을 요구해 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도쿄=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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