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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자백한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살인 아닌 실종 이유, 경찰 모르쇠 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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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자백한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살인 아닌 실종 이유, 경찰 모르쇠 일관

입력
2019.10.2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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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생 실종, 경찰 의도적 수사 축소 의혹 

 경찰 ‘실종’ 처리 후, 화성 연관성 조사한 것 

 지금 경찰 “실조 아닌 살인사건으로 수사 중” 

 이춘재 진술과 유류품 발견 장소 100m 차이 

 장소 특정되면 장비 동원해 시신 찾기 나설 것 

[저작권 한국일보]본보가 단독 입수한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이춘재 고교졸업 사진(왼쪽). 몽타주오 전체적인 이미지는 물론 쌍거풀이 없고 넓은 이마, 눈매 등이 매우 흡사하다. 이씨의 친모 김모씨로부터 이씨가 맞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독자제공
[저작권 한국일보]본보가 단독 입수한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이춘재 고교졸업 사진(왼쪽). 몽타주오 전체적인 이미지는 물론 쌍거풀이 없고 넓은 이마, 눈매 등이 매우 흡사하다. 이씨의 친모 김모씨로부터 이씨가 맞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독자제공

화성연쇄살인사건 피의자 이춘재(56)가 자백한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과 관련해 당시 수사관들이 최근 경찰조사에서 ‘가출인’ ‘실종사건’ 등으로 분류한 이유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수사관들은 주민들이 발견해 신고한 초등생 유류품과 관련한 사실 조차 초등생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실종 내사종결’해 놓고 내부적으로는 1년 여 동안 화성연쇄살인사건과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자체 수사를 벌인 것으로 드러나, 수사 축소의혹마저 일고 있다.

반기수 경기남부경찰청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은 24일 브리핑을 통해 “초등생 실종사건과 관련, 당시 왜 가출인으로 표기하고 실종사건으로 분류했는지 조사를 하고 있다”면서도 “당시 수사관들을 대상으로 조사했지만 대부분 ‘모른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 한국일보]이춘재 화성사건 이외 살인사건-박구원기자/2019-10-15(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이춘재 화성사건 이외 살인사건-박구원기자/2019-10-15(한국일보)

‘초등생 실종사건’은 8차 사건(1988년 9월 16일) 이후인 1989년 7월 7일 화성시 태안읍 초등학교 2학년인 김모(9)양이 실종된 사건이다.

하지만 당시 경찰은 김양의 아버지가 화성연쇄살인사건과 연관성이 있을지 모르니 수사해 달라고 두 차례나 요청했는데도 단순 실종사건으로 처리, 종결해 버렸다.

화성 8차 사건 후 9세 초등학생이 하굣길 갑자기 사라졌는데도 ‘가출인’으로 분류한 것이다.

더욱이 경찰은 5개월 여 뒤인 같은 해 12월 참새 잡이에 나섰던 마을 주민들이 풀 숲 등에 버려진 김양의 가방과 치마, 속옷 등의 유류품을 발견, 신고했는데도 이를 김양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김양 사건은 실종 이듬해인 1990년 11월 15일 화성 9차 사건이 발생하면서 언론을 통해 재조명 되면서 다시금 세상에 알려졌다.

9차 사건 장소가 김양의 유류품이 발견된 장소와의 거리가 30m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반 수사본부장은 “당시 유류품은 책가방 등 10점이었으며 이중 치마 등 7점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의뢰 했는데 3점에서 인혈반응만 나왔을 뿐 혈액형은 나오지 않았다”며 “현재 관련된 증거물은 별도로 없어 당시 수사기록과 수사관 등을 상대로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이 유류품을 발견했다고 신고가 들어왔음에도 당시 경찰은 김양 가족들에게 유류품이 발견됐다는 사실조차 알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왜 그랬는지 등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당시 수사관들을 대상으로 한 법최면 조사는 그들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 한국일보] 이춘재 일생 및 범행일지 - 송정근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이춘재 일생 및 범행일지 - 송정근 기자

이어 “피의자(이춘재)가 김양 실종 등 14건에 대해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다며 “발표 때는 실종사건으로 표현했지만 현재는 ‘살인사건’으로 규정해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은 김양 실종사건의 경우 이춘재가 지목한 장소와 유류품이 발견된 장소가 100m 정도의 차이를 보이고 있어 수사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반 본부장은 “피의자(이춘재)가 진술한 장소는 아파트로, 유류품이 발견된 장소는 일반 도로가 개설돼 그 경계선에 위치해 특정하기 어렵다”며 “피의자 진술, 유류품 목격자, 당시 수사관 등을 면밀히 조사해 장소를 최소한으로 좁힌 뒤 장비 등을 동원해 시신 찾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표투과레이더(GPR) 등 장비를 동원해 지표 조사를 벌인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GPR은 지반에 주파수를 발사하면 지층이 일정한지, 변형됐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장비로 알려졌다.

지난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5층 회의실에서 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이 비공개 브리핑에 앞서 취재진에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5층 회의실에서 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이 비공개 브리핑에 앞서 취재진에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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