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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터키, 시리아서 영구적 휴전 의사 밝혀… 모든 제재 철회”

입력
2019.10.24 01:44
수정
2019.10.24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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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영향력 잃었단 비판에도 ‘자화자찬’만

터키는 러시아와 S-400 추가 도입 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백악관에서 터키의 시리아 휴전 합의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백악관에서 터키의 시리아 휴전 합의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전날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에서의 무력공방을 완전히 끝내기로 합의한 데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큰 성공이 있었다”고 환영하며 지난 14일 부과한 대(對) 터키 제재조치를 모두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휴전 합의는 온전히 미국의 성과라는 자찬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안전지대가 만들어졌다! 휴전이 유지됐고 전투 임무는 끝났다”고 적었다. “쿠르드족은 안전하며 우리와 아주 잘 협력해왔다”면서 “붙잡힌 ISIS(이슬람국가(IS)의 옛 이름) 포로들도 확보됐다”고도 덧붙였다. 이어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그는 “오늘 아침 터키 정부는 시리아에서의 전투와 공격을 모두 중단하고 영구적으로 휴전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이에 따라 재무장관에 터키에 부과한 모든 제재조치를 철회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갖고 시리아 북동부 문제 해결에 합의했다. 터키와 러시아는 양해각서에서 터키-시리아 국경에 안전지대를 조성하고 150시간 안에 쿠르드민병대(YPG)를 양측 국경 30㎞ 밖으로 철수시키기로 했다. 터키 ‘평화의샘’ 군사작전 구역에서는 양국 군이 합동순찰을 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러시아가 중동에 무혈 입성하는 길을 터주기도 했다.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군 철수 조치로 중동 내 힘의 공백이 생겼고, 결국 러시아가 이를 메우게 됐다는 비판이 거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귀를 닫은 채 자화자찬만 쏟아내는 모습이다. 이날 회견에서도 그는 “시리아 휴전은 다른 어떤 나라도 아닌 미국에 의해 만들어진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오래된 피 묻은 땅을 두고 다른 나라가 싸우도록 두자”며 “우리는 아주 훌륭하게 역할을 해냈고 이제 이곳을 빠져나가려 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터키의 친(親) 러시아 행보는 점점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국영 방산업체 로스텍(Rostec)의 수출부문 로소보로넥스포르트(Rosoboronexport)는 터키와 S-400 지대공 미사일 판매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한 터키가 추가 구매에 나선 것이다.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터키가 S-400을 운영할 경우 민감한 군사정보가 새어나갈 수 있다고 우려해왔기 때문에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터키와 미국 간 관계는 더 멀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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