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구속되면서 앞으로 검찰 수사는 결국 조 전 장관에게 집중될 전망이다. 정 교수의 구속영장에 기재됐던 11개 혐의 중 최소 4개에 대해 조 전 장관이 공범으로 의심받고 있고, 일부 의혹에서는 조 전 장관이 직접 관여했다는 정황이 나왔기 때문이다.
검찰이 조 전 장관을 상대로 확인할 대표적인 의혹은 서울대 인턴증명서 관련 ‘허위작성공문서행사’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부분이다. 조 전 장관이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재직할 당시 같은 대학 법학연구소 공익인권법센터에서 두 자녀가 허위로 인턴증명서를 발급받는데 관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특히 아들의 경우 인턴활동을 시작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인턴십 활동 예정 증명서’를 발급받았고, 당시 공익인권법센터장이 조 전 장관과 친분이 두터운 한인섭 교수였다는 점이 의심을 키우는 대목이다.
정 교수의 영장에 허위작성공문서 행사 혐의만 있고, 정작 행사에 선행돼야 하는 ‘공문서위조’ 부분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도 조 전 장관 관련 향후 수사와 관련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턴증명서를 위조한 주체는 현재까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는데, 조 전 장관이 직ㆍ간접적으로 관여했다면 공문서위조 혐의를 받을 수 있다. 허위 인턴증명서가 두 자녀의 사립대 입시에 이용됐다면 업무방해 혐의도 적용 가능성이 있다.
조 전 장관이 정 교수의 증거위조 교사와 증거은닉 교사 혐의를 알고 있었는지, 나아가 이를 방조ㆍ관여했는지도 공범 여부를 가를 쟁점이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자산관리인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가 정 교수의 요청으로 자택 개인용 컴퓨터(PC) 하드디스크를 교체하고 나오던 중, 조 전 장관과 만나 대화를 나눈 정황이 나왔다.
또한 검찰은 장관 지명 후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정 교수와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가 대응책을 상의하고 ‘블라인드’ 방식을 포함한 사모펀드 운용보고서와 허위 해명자료를 작성한 정황도 포착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23일 정 교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정 교수의 추가 혐의 및 조 전 장관에 대한 향후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암시하며 ‘말맞추기’ 등 증거인멸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만간 조 전 장관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특별수사통 출신의 한 변호사는 “정 교수가 아닌 조 전 장관이 핵심일 수 있다”며 “검찰이 정 교수 수사에서 내놓지 않은 결정적인 패는 조 전 장관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꺼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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