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활동 3년여 만에 ‘작가’ 타이틀…전국 단위 작품전에서 우수 성적
서각을 시작한지 3년여 만에 작가 타이틀을 얻은 서각가가 있다. 경북 구미에서 활동 중인 운강 황장원(59) 씨가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7월 열린 ‘2019 대한민국 한석봉서예미술대전’에서 서각부문 대상과 금상, 동상을 수상했다. 3점을 출품해 모두 입상했다. 또 지난 3월 열린 ‘대한민국 기로미술대전’에서는 백복도와, 송학도가 각각 최우수상과 금상, 수산복해, 장락, 반야심경 3점은 삼체상을 받았다. 이를 토대로 그는 올해의 서각 작가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황 작가는 “취미로 작품활동을 시작하다 지금은 서각이 인생의 일부가 됐다”고 말했다.
그가 서각에 몰두하기 시작한 것은 2016년 직장생활을 하며 얻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였다. 황 작가는 “30여 년간 직장생활을 하며 얻은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에 병이 올 정도로 가슴이 답답했다”며 “마음을 비우고 정신을 집중하는데 서각만한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가 지금까지 작업한 작품은 관음보살, 법화경 14폭 병풍, 반야심경 등 100여 점에 이른다. 그 중에서도 14폭 법화경 병풍을 만드는데는 3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황 작가는 매일 칼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 지금은 6,000자 분량의 금강경을 만들고 있다. 그는 “금강경은 글자가 작고 그 수도 많아서 최대 6개월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불경이 주는 의미가 깊어 즐거운 마음으로 작업한다”고 말했다.
서각 작품을 하는데 가장 많이 쓰이는 나무는 은행나무와 산벚나무다. 특히 산벚나무는 쫀득하면서도 질긴 특성을 가지고 있어 서각 작품에는 제격이다. 황 작가는 “서각에는 집중력이 필요하다”며 “아무 칼이나 써서도 안되고 칼의 켤, 나무 특성까지 꿰고 있어야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직접 갈아 만든 칼을 사용하고 있다.
그는 마음이 가는대로 작업한다. 마음에 드는 글씨나 문구, 그림이 있다면 모두 작품 대상이다. 최근에는 입소문을 타고 독서실, 카페, 회관 등지에서 작품 의뢰가 늘어나고 있다. 그는 “하루하루 어떤 작품을 만들면 좋을지 고민하면서 시간을 보내곤 한다”고 말했다.
황 작가는 작품 카페 겸 갤러리를 만드는 것이 꿈이다. 취미인 수석도 전시하며 서각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함께 작품활동을 하고 싶은 것이다. 황 작가는 “서각이라는 분야도 구미의 문화 예술 저변을 확대하는 장르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 활동을 통해 자신 만의 세계를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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