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영장심사] 
 정씨 측 “조카 조범동 죄 잘못 씌워” 사모펀드 관련해선 “오해” 주장 
 변호인 “한 가족 장시간 고통, 불구속 상태서 재판받게 해 달라” 
 건강상태 놓고도 공방… 검찰 “정씨 건강 구속 무리없는 수준”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23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서재훈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과 정 교수 측이 건곤일척의 공방을 벌였다. 두 달 가량 대대적 수사를 벌여온 검찰은 정 교수 신병확보에 사활을 걸었지만 정 교수 측도 만만치 않았다. 정 교수 측은 검찰이 사실을 과장ㆍ왜곡한 데다 법리적으로도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23일 심사는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오전 11시쯤부터 오후 6시쯤까지 휴정시간을 제외하고도 장장 5시간40분에 걸쳐 진행됐다. 검찰이 △입시비리 △사모펀드 △증거위조·은닉 세 갈래 의혹을 구속 사유로 제시한 가운데, 재판부는 차례대로 심문을 이어갔다. 검찰은 정 교수에게 적용한 11가지 죄목별로 파워포인트(PPT) 슬라이드를 준비해 공세를 폈고, 정 교수 측은 조목조목 반박하며 혐의 전반을 부인하고 맞섰다.

오전 공방은 표창장 위조 및 허위 인턴증명서 등 입시비리 의혹에 집중됐다. 검찰은 “정 교수와 가족이 사회적 지위와 인맥을 이용해 허위 스펙을 쌓고 이를 입시에 부정하게 활용해 입시제도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한 국민 신뢰를 무너뜨린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에 정 교수 측은 “검찰은 딸의 자원봉사와 인턴내용이 과장되거나 허위라고 트집잡고 있는데, 실제 활동했다면 어느 정도까지 일치해야 진실이고 형사처벌 할 수 있는지 사회가 합의하고 기준을 세워야 한다”며 구속 사유가 아니라 소명했다.

오후에는 사모펀드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및 횡령, 범죄수익은닉 등 혐의에 대한 심문이 이어졌다. 검찰은 특히 정 교수가 남편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서 고위 공직자였음에도 불법적 투자에 가담했다는 점을 들어 ‘범죄의 중대성’을 강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측은 “무자본 M&A 세력에 거액의 자본을 투자해 이들이 불법에 가담, 불법적 이익을 거둔데다 범죄 수익을 은폐하는 등 사안이 중대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 교수 측은 문제의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총괄대표이자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의 잘못을 정 교수에게 덧씌우는 것이라고 맞섰다. 정 교수 측은 “검찰이 조씨와 정 교수를 동일시해 사모펀드 실질 운영주체에 대한 오해로 생긴 문제”라며 “사실관계 자체도 잘못됐지만 영장 기재 범죄사실 자체가 법리적으로 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증거 위조와 은닉 부분에서도 양측은 팽팽히 맞섰다. 검찰은 정 교수가 자산관리인을 통해 PC 하드디스크를 은닉한 정황 등을 들며 “국회 인사청문회와 본격 수사 착수 전후로 주요 참고인들에 대한 광범위하고 집중적인 접촉이 이뤄졌고, 실체 관계를 은폐하기 위해 증거인멸을 시도하며 부적절한 압력을 가했다”고 죄질이 불량하다 지적했다. 하지만 정 교수 측은 “증거인멸의 고의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의 건강상태에 대해서도 검찰과 변호인단의 주장은 엇갈렸다. 변호인단은 앞서 검찰에 정 교수의 뇌경색·뇌종양 관련 CT·MRI 영상 및 신경외과의 진단서 등 자료를 제출했다. 검찰은 이 같은 자료를 검증한 결과를 제시하며 재판부에 “형사사법절차를 감당하기에 무리가 없는 수준”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정 교수 측은 “방어권을 행사하거나 구속을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정 교수 측 김칠준 변호사는 이날 심문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장시간 한 가정이 파탄날 지경으로 버티기 힘든 고통을 받았는데, 이제 차분하고 냉정하게 억울함을 밝힐 수 있게 마땅히 불구속 상태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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