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교육감협의회 “공교육 파행”…교총ㆍ전교조도 “학생ㆍ학부모 혼선”
문 대통령 25일 관계장관회의 주재, 정시 확대 구체적 방안 논의할 듯
유은혜(왼쪽)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이 2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미래교육 한마당’ 개막식에 참석해 나란히 물을 마시고 있다. 홍인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정시 확대’ 발언의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진보 교육감들과 교육단체는 앞다퉈 반대 성명을 냈고, 정시의 상한선을 30%로 여겼던 대학들도 정부가 이제 와서 ‘30% 이상’을 요구하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시 확대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던 교육부는 급하게 ‘수시-정시 비율 조정’이라는 큰 폭의 대입제도 개편 논의에 착수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서울 주요 15개 대학의 정시를 최소 40%까지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시정연설 중 “정시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다음날인 23일 정시 확대에 부정적인 입장이던 진보 교육감들은 물론 여러 교육단체의 반대 성명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회장으로 있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수능위주의 정시 전형은 학교 교육과정의 파행을 부추기고, 문제풀이 중심의 수업을 낳았다”며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고교교육과정 운영의 정상화에 기여해온 긍정적 측면을 배제한 채, 정시 확대를 주장하는 것은 학교 현장을 혼란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정시 확대 결정은 우리 교육의 퇴행이며 공교육 포기선언”이라며 비판했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학생, 학부모 등 교육현장의 혼란과 혼선만 초래한다는 점에서 우려한다”는 의견을 냈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 가장 당혹스러워 한 건 교육부다. 그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날(21일)까지만 해도 수시로 “정시 확대는 없다”고 말해왔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줄곧 학종을 손질하는 방식으로 대입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혀왔다. 청와대의 정시 확대 메시지가 주무부처인 교육부와의 협의 없이 이뤄진 것으로 보여지는 대목이다. 서유미 교육부 차관보 역시 이날 경기 고양시 킨텍스 인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회정책 담당인) 제 소관이 아니라 답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면서도 “대통령의 정시 확대 메시지를 시정연설을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대학 측도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교육부가 30% 이상의 정시 확대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소재 한 대학 관계자는 “학종이 고교교육 정상화에 기여한다며 돈(고교교육기여대학지원사업)까지 주면서 늘리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는 불공정한 전형이라며 줄이라고 한다”며 “수시에서 정시 흐름으로 넘어가는 건지 패닉”이라고 토로했다.

교육부와 청와대 모두 정시의 구체적인 비율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지만, 교육계에선 최소 40% 이상 확대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지난해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당시) 이미 30%까지 올렸는데 현장 반응이 시큰둥했다”며 “50% 가까이 가야 의미 있는 변화 아니겠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5일 교육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유 부총리와 함께 정시 확대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교육 안건만을 놓고 장관들을 불러 회의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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