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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가 지금보다 훨씬 가파른 속도로 하강하며 이른바 ‘경착륙’ 국면을 맞을 경우 우리나라처럼 중국과 밀접한 교역관계를 맺고 있는 신흥국은 물론,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제까지 성장률 급락 충격을 겪을 수 있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분석이 나왔다. 중국이 글로벌 상품시장과 금융시장 모두에 깊숙이 편입된 터라, 미국처럼 대(對)중국 의존도가 낮은 국가라도 간접적 경로를 통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3일 연준이 공개한 ‘중국 경착륙에 따른 세계경제 여파(Global Spillovers of a China Hard Landing)’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래 해외 연계성을 강화하며 성장을 도모해왔지만 이 과정에서 기업부채 급증, 부동산시장 과열 등으로 금융안정성이 취약해졌다.

보고서는 중국 경제가 대내외 충격으로 경착륙하는 상황을 저강도(2년간 국내총생산 4% 감소)와 고강도(8.25% 감소)로 나눠 가정하고, 각각 미국, 미국 외 선진국, 신흥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얼마나 감소하는지 추정했다. 또 중국 경제 부진의 여파가 파급되는 경로 중 금융 부문에 2015~16년 ‘중국발 금융위기’ 당시의 조건을 대입, ‘최악이지만 현실성 있는’ 시나리오를 상정한 분석도 했다.

분석 결과, 중국의 GDP가 기준 시점(2018년)부터 2년 안에 4% 감소하는 저강도 경착륙을 할 경우 세계 신흥국 GDP는 2.7% 가량 줄어들었다. 반면 선진국은 GDP 감소폭이 1%대 전반, 미국은 0%대 중반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이러한 차이는 중국 경착륙 양상이 고강도일 때 더욱 두드러졌다. 중국 GDP가 2년간 8.25% 급감하면, 신흥국 GDP는 6%,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는 7% 가량 줄겠지만 선진국은 감소폭(3%대 초반)이 신흥국의 절반 수준이었고 미국은 1%대 초반에 그쳤다. 연준은 미국의 경우 △내수 비중이 높아 다른 나라에 비해 폐쇄적 구조인 점 △중국과 금융 연계성이 약한 점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 능력이 높은 점을 중국발 충격에 강한 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중국 경기 급락이 2015~16년 중국발 위기 수준의 금융시장 충격을 유발할 경우엔 양상이 전혀 달랐다. 미국 역시 상당한 타격을 받아 저강도 경착륙일 땐 GDP의 1%, 고강도일 땐 3%가 각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은 고강도 경착륙 기준으로 GDP의 4%, 신흥국은 6% 각각 급감했다.

2015~16년 중국에서 투자자금 유출과 위안화 평가절하, 증시 폭락 등이 맞물리며 전세계 증시가 얼어붙고 공포지수(VIX지수)가 예년 위기의 2배 수준으로 치솟으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바 있다. 연준은 “미중 간 직접적 금융 연계성은 약하다고 해도, 중국발 충격은 위험회피 성향 강화 등을 통해 미국 경제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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