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지지층 뭉쳐도 중도층 이탈... 민주당 ‘저격수 유시민’ 딜레마

알림

지지층 뭉쳐도 중도층 이탈... 민주당 ‘저격수 유시민’ 딜레마

입력
2019.10.23 18:15
수정
2019.10.23 23:42
8면
0 0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유뷰트 방송 알릴레오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알리레오 캡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유뷰트 방송 알릴레오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알리레오 캡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KBS 여기자 성희롱 방송’에 이어 ‘윤석열 검찰총장 저격 발언’으로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유 이사장은 22일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정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여전히 검찰 특수부장” “부하들에게 속고 있다” 등 원색적 표현으로 윤 총장을 깎아 내렸다. 여권 핵심 인사가 검찰을 공개적으로 흔드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아슬아슬한 발언이었다. 대검찰청이 23일 입장문을 내 “상식에 반하는 주장을 중단하라”고 이례적으로 강력 반발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유 이사장은 KBS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산관리인 인터뷰 고의 누락 주장과 여기자 성희롱 방송 등으로 언론과 전선을 형성한 데 이어 검찰과도 맞붙은 모양새다. 특유의 공격적 화법으로 거듭 입길에 오르는 유 이사장을 바라보는 여권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문재인 정부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는 있지만, 편가르기 정치에 질린 중도층을 등 돌리게 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유 이사장이 ‘조국 대전’의 여권 대표 저격수로 나섬으로써 결과적으로 득보다는 실이 컸다고 보는 여권 인사들이 적지 않다. 민주당 한 의원은 “유 이사장의 발언은 지지층 입장에서는 논리적이겠지만, 중도ㆍ보수층에서는 ‘내로남불’로 들린다”며 “유 이사장의 공격적 발언을 당의 공식 입장으로 오해한 중도층이 지쳐 떨어져 나갔다”고 꼬집었다. 유 이사장의 스타일이 열성 지지자들에겐 쾌감을 주겠지만, 여론 확장성은 떨어진다는 얘기다.

‘유투브 언론인’을 자처하는 유 이사장이 정권에 발을 들이지 않은 채 초대형 스피커 노릇을 역할을 함으로써 정작 민주당의 목소리가 묻히는 것을 불편해하는 분위기도 있다. 한 여권 인사는 “유 이사장의 발언에 여권 핵심부의 의중이 얼마나 실렸는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며 “유 이사장이 실언을 할 때마다 민주당이 다소 억울하게 감점을 당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여권 일부에선 ‘유시민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당원도 아닌 유 이사장을 ‘누가’ 제어할지에 관해선 뾰족한 수가 없다.

반대로 유 이사장이 조 전 장관을 엄호해 여권 지지층 이탈을 막은 것을 평가해야 한다는 옹호론도 있다. 유 이사장을 ‘정권의 용맹한 호위무사’로 보는 시각이다. 친문 핵심 의원은 23일 “진보 진영 인사들이 다들 몸을 사릴 때 유 이사장이 전면에 나섰다”며 “유 이사장이 조 전 장관과 관련해 쏟아지는 의혹의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검찰의 무리한 수사 관행을 짚어 줬기에 지지층이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이 일으키는 논란을 ‘효과’가 아닌 ‘증상’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정치평론가인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유 이사장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 자체가 ‘정권이 밀리고 있다’ ‘정권 분위기가 안 좋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