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측 “당비 심부름이었을 뿐 대납 아니다”
이준석 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의원 비상회의에서 손학규 대표의 당비 대납 정황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은 23일 손학규 대표의 당비를 다른 당원이 대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손 대표 측은 당비는 모두 손 대표가 부담했으며 대납한 당원은 심부름을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변혁 측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 비상회의에서 “제보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7차례에 걸쳐 손 대표의 당비 1,750만원이 타인의 계좌에서 입금된 사실이 확인됐다”며 자신이 확보한 당비 납부 기록을 공개했다. 기록에는 지난 3월 임헌경 전 바른미래당 사무부총장이 손 대표 몫의 당비인 250만원을 납부한 것으로 돼 있는데, 이런 식의 대납이 7번 반복됐다는 게 이 전 최고위원의 주장이다. 정당법 제31조 2항은 정당의 당원은 같은 정당 타인의 당비를 부담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159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전 최고위원은 “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한 결과 정치자금법, 정당법, 형법의 배임수증재죄로 매우 심각한 처분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이라며 “오늘 중 선관위에 조사 의뢰서를 제출하고, 규명이 안 될 경우 수사기관 등에 추가 법적 조치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변혁 대표인 유승민 의원은 “월 1,000원의 당비라도 다른 사람의 돈으로 내는 문제는 법률이 굉장히 엄하게 다루는데 거액의 당비를 여러 회 걸쳐 타인이 대납한 게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다. 변혁 전체의 이름으로 대응하겠다”고 힘을 실었다. 앞서 18일 당권파가 주도하는 윤리위원회에 의해 직위해제 징계를 받은 이 전 최고위원과 함께 변혁 의원들이 단체로 손 대표에 반격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의혹이 나오자 손 대표 측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장진영 당대표 비서실장은 “임 전 사무부총장은 당시 당대표와 최고위원, 당직자들의 당비가 제대로 납부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당대표로서 모범을 보일 필요가 있어서 본인이 제때 맞춰 납부하고 손 대표로부터 송금 받는 방식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장 비서실장은 손 대표가 상임고문으로 있던 동아시아미래재단 소속 개인비서와 임 전 사무부총장 계좌 간 입출금거래 내역을 공개하며 “당비 납부일로부터 약 5일에서 일주일 사이에 이승호라는 손 대표 비서 계좌로부터 임 전 사무부총장 계좌로 동일 금액인 250만원이 송금된 기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비 납부 심부름을 했을 뿐 대납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이 전 최고위원이) 최소한의 확인절차 없이 언론에 폭로하는 무책임한 행동을 한 데 대해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이주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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