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 자제 → 중단’ 경고 수위 높이고 관련법 연내 개정 추진… 통관ㆍ유통 제재 강화
지난 14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의 한 전자담배 판매점에 제품이 진열돼 있다. 박형기 인턴기자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의 판매 금지를 추진한다. 최근 국내에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폐질환 의심환자가 처음 발생(본보 10월 15일자 1면)하는 등 한국도 안전지대가 아닌 것이 확인되자 초강력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정부는 전자담배에 쓰이는 수입 니코틴액에 대한 통관ㆍ유통 제재를 강화하고, 필요 시 액상형 전자담배의 판매를 금지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액상형 전자담배와 폐질환과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는 담배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보호’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정부가 선제적이고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 정부는 전자담배 사용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는 중증폐질환 사망자가 속출하자 지난달 11일 가향(加香) 액상형 전자담배의 판매를 금지했다.

보건복지부ㆍ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는 23일 이런 내용의 액상형 전자담배의 안전관리를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액상형 전자담배의 안전관리체계가 정비되고 유해성 검증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하라”고 강하게 권고했다. 이는 지난달 20일 미국 내 폐 손상 사망사례와 관련해 정부가 ‘사용 자제’를 권고한 것에서 수위가 한 단계 높아진 경고다.

정부는 우선 액상형 전자담배 관리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관련 법안의 연내 국회 통과를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 국회에는 담배에 포함된 성분ㆍ첨가물 정보를 의무 제출하고, 유해성분 함량 초과시 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과 담배의 법적 정의를 ‘연초의 줄기ㆍ뿌리 니코틴’을 사용한 액상형 전자담배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담배사업법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정부는 관련 법 개정에 앞서 액상형 전자담배 제조ㆍ수입업자를 대상으로 폐질환 유발 의심물질인 대마유래성분(THC)과 비타민E아세테이트 등을 포함한 구성성분 정보를 제출하도록 요구할 계획이다. 또한 액상형 전자담배에 사용되는 니코틴 액 수입ㆍ판매업자를 대상으로 부정ㆍ허위신고 등 불법행위를 단속하고, 통관절차도 강화된다. 액상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연구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폐질환 의심물질에 대한 분석을 다음달까지 완료해 제품회수ㆍ판매금지 등을 위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나아가 질병관리본부도 이들 물질의 인체 유해성에 대한 연구 및 중증 폐질환 추가 의심사례 조사를 병행해 내년 상반기 중 그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주요 대책. 김문중 기자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폐 손상 사례는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로 그 인과관계가 명확히 규명되기 전까지는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며 “국회 계류중인 담배 안전관리 강화 법률안을 조속히 처리하도록 적극 협력하고 정부도 사용 중단 권고를 비롯해 할 수 있는 조치는 모두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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