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홍콩의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을 내년 3월까지 교체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본래 람 장관의 임기는 2022년까지로 5년이지만 홍콩 민주화시위의 책임을 물어 경질시키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종 승인할 경우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비준 이후부터는 후임이 람 장관의 잔여임기를 대행할 전망이다. 이전에도 람 장관의 경질설이나 그가 스스로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구체적인 경질 계획이 전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장 큰 경질 사유는 5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홍콩시위에 대한 위기 대응 능력 부족이다. 중국 정부는 홍콩시위를 공산당에 대한 중대 도전행위로 보고 있다. 행정장관 직선제 요구까지 나오는 등 점차 민주화시위 성격이 짙어지고 있어서다.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추진으로 시위를 촉발한 람 장관에게 책임을 묻되, 시위대에 굴복했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시점을 조율한 것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현재 람 장관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사는 헨리 탕 전 재무장관과 노먼 챈 전 홍콩 금융청장 정도다. 챈은 금융청장으로 일하며 능력을 인정받았고, 탕 전 장관은 2012년에도 행정장관 유력 후보로 꼽혔다가 불법건축 등 스캔들에 휘말려 낙마한 바 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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