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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100년... 영화팬 즐길거리 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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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100년... 영화팬 즐길거리 풍성

입력
2019.10.22 17:28
수정
2019.10.22 19:2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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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단성사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1930년대 단성사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27일 한국 영화 역사가 시작된 지 100년을 맞는다. 100년 전인 1919년 10월 27일 김도산이 각본, 연출, 주연을 맡은 연쇄극 ‘의리적 구토’가 서울 단성사에서 상영됐다. 영화계는 한국인이 한국 자본으로 만든 첫 영화인 ‘의리적 구토’를 한국 영화의 효시로 여기고 있다. 10월 27일은 영화의 날이기도 하다. 영화계는 전시회와 음악회, 관객 체험 프로그램, 영화 상영회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기념일을 자축한다.

한국영화10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와 영화진흥위원회는 23일부터 27일까지 ‘한국 영화 100년 기념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우선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서울 중구 LW컨벤션센터에서 국제 학술 세미나를 열어 한국 영화 100년사를 살펴보고 새로운 100년을 위한 의제를 모색하는 시간을 갖는다. 세계 각국에서 온 한국 영화 학자와 연구자, 평론가, 현장 관계자가 한 자리에 모인다.

한국 영화 100년 기념 페스티벌은 국제 학술 세미나와 야외 전시, 야외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한국 영화 100년 기념 페스티벌은 국제 학술 세미나와 야외 전시, 야외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26, 27일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관객과 함께하는 야외 축제를 벌인다. 26일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되는 영화 현장 재현 프로그램에선 시민들이 실제 영화 특수분장팀의 도움을 받아 ‘부산행’(2016) 좀비와 ‘히말라야’(2015) 설산을 오르는 산악인으로 변신, 영화 속 장면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이 모습은 영상으로 촬영, 편집되고 엔딩크레디트에 참가자 이름이 실린 100초짜리 영화로 완성돼 기념 선물로 제공된다. 27일에는 오후 6시 30분부터 밤 9시까지 야외 음악회가 열린다. 배우 김병춘이 변사로 등장해 ‘의리적 구토’를 재현한 10분짜리 공연을 선보이고, 가수 김윤아와 김태우, 임재현, 이봉근, 임희수, 클래식 가수 박정민과 박지민, 김수연 등이 무대에 올라 축하 공연을 펼친다.

그밖에도 한국 영화 포스터 전시, 인기 OST 청음, 한국 영화감독 100명이 만든 100초 단편 영화 100편 상영 등 다채로운 행사도 26, 27일 이틀간 함께 열린다. 22일 출간된 단행본 ‘한국 영화 100년 100경’에 실린 100가지 명장면도 전시된다.

한국영상자료원은 한국 영화 100년을 기념해 박찬욱 감독과 배우 정우성이 추천하는 고전 영화를 소개하는 특별 상영회를 마련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한국 영화 100년을 기념해 박찬욱 감독과 배우 정우성이 추천하는 고전 영화를 소개하는 특별 상영회를 마련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29일부터 내년 3월 22일까지 기획 전시회 ‘금지된 상상, 억압의 상처: 검열을 딛고 선 한국 영화 100년’을 선보인다. 1996년 영화 사전심의 위헌 결정 이전까지 창작의 자유를 억압한 ‘검열’을 키워드로 한국 영화 역사를 재조명하는 자리다. 검열관과 검열 피해를 당한 영화인의 증언, 검열 서류, 관련 영상 등 풍부한 자료를 토대로 한국 영화 검열 제도의 변천사를 소개하고, 한국영상자료원이 보관 중이던 검열 삭제 필름을 디지털로 전환해 최초 공개할 예정이다.

전시와 별도로 박찬욱 감독과 배우 정우성이 추천하는 한국 고전 영화를 상영하는 특별 프로그램 ‘나의 친애하는 한국 영화’도 열린다. 27일에는 박 감독의 추천작 ‘최후의 증인’(감독 이두용ㆍ1980)과 연출작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를, 다음달 2일에는 정우성의 추천작 ‘초우’(감독 정진우ㆍ1966)와 출연작 ‘증인’(2019)이 상영된다. 두 사람은 행사에 참석해 관객과 만난다.

‘의리적 구토’를 상영한 영화관 단성사는 영화역사관으로 새롭게 단장돼 23일 개관식을 갖는다. 1907년 설립돼 한국 영화 역사와 함께한 단성사는 2008년 부도 후 네 차례 경매 끝에 2015년 영안모자 계열사인 자일개발에 인수됐다. 이후 보존을 위한 상영관 1곳을 제외하고 지하 공간 전체가 역사관으로 리모델링됐다. 개관식에선 1993년 단성사에서 개봉해 이곳에서만 100만 관객을 모은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가 상영된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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