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늘 새롭게 생겨나고 또 사라진다. 새로운 말이라는 것은 같은 말을 쓰는 공동체 사이에서 만들어지기도 하고, 다른 언어를 쓰는 외부의 어디선가 들어와 자리를 잡은 것이기도 하다.
외부에서 유입된 말, 다시 말해 외국어가 그대로 들어와 우리말 사이에 자리 잡는 경우는 꽤 많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이러한 외국어들을 대상으로 ‘말 다듬기’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퍼진 말을 다른 말로 바꾸어 쓰도록 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이론적으로 보면 새로운 외국어가 처음 들어왔을 때, 다시 말해 사람들 사이에 그 말이 널리 퍼지기 전에 미리 포착하여 최대한 우리말로 다듬어 쓰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살아 움직이고 있는 말의 도입이나 변화를 계속 따라 잡는 것도 쉽지 않고, 그 외국어가 향후에 널리 쓰일 말일지를 예상하여 딱 맞는 말로 다듬는 것도 어렵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것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만들어 낸 말이 아닌, 인위적으로 만든 말을 다시 언중들 사이에 퍼지게 해야 한다는 부분이다.
하지만 말 다듬기의 노력은 계속 되어야 한다. 새로 들어오는 말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포착하고, 직관적으로 이해되고 정확한 의미를 담은 말을 만들기 위해 애써야 할 것이다. 얼마 전 국립국어원에서는 ‘코스터’를 ‘컵받침’으로, ‘팩트 체크’를 ‘사실 확인’으로, ‘뉴트로(newtro)'를 '신복고’로 다듬어 발표하였다. 마음에 드는 다듬은 말이 보인다면 우리 대화 속에 섞일 수 있도록 한 번 더 써보면 어떨까. 외국어를 우리말로 다듬어 써야겠다는 의식을 가진 주체가 우리말을 쓰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말 다듬기 작업이 특별히 필요하지 않은 날도 올 것이다.
이유원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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