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화당 의원 반발로 자신의 리조트에서 G7 개최 계획 철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백악관에서 열린 한 행사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간 물밑 잡음이 이어져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민주당의 대통령 탄핵 공세를 방어 해야 하는 공화당 내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부글거려 당의 지지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앞으로 다가온 본격적인 내년 대선 레이스를 앞두고 ‘부동의 공화당 후보’의 지위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플로리다에 있는 자신 소유의 도럴 골프 리조트에서 열겠다고 밝혔다가 이틀 만인 19일(현지시간) 이를 철회한 것은 공화당의 반발 때문이었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본인 비즈니스에 대통령 직위를 이용하고 있다는 민주당의 비판을 방어하기 어렵다며 공화당 의원들이 여러 경로로 백악관에 불만을 표출한 결과다. 차기 선거 불출마 의사를 밝힌 프란시스 루니 하원의원은 공개적으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탄핵 찬성 투표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당초 백악관 참모들의 반대 의견을 거부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G7 장소 결정이 탄핵 절차 과정에서 공화당의 단합을 유지하기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지속적인 보고를 받고 입장을 바꿨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에 대한 공화당내 불만 수위도 심상찮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19일 WP에 기고한 글에서 “시리아에서의 미군 철수는 중대한 전략적 실수”라며 “미국 국민과 본토를 덜 안전하게 하고 적들을 더 대담하게 만들며 중요한 동맹국들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당 원내대표가 언론 기고문이란 공개적인 형식을 통해 대통령의 결정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으로 터키와 쿠르드 간 휴전에도 시리아 철군에 대한 공화당 내 반발이 좀체 가라앉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백악관의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화당의 지지를 시험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공화당 의원들은 대통령에 대한 백지 지지를 정당화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을 백악관에 분명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2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지지를 잃을 가능성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놀라울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고, 탄핵 절차가 시작된 후 스윙 보터 지역구에서 인기가 더 높아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백악관이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인 밋 롬니 상원의원은 이날 공개된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 “가능한 많은 정보를 얻어서 헌법과 일치하는 판단을 내릴 것이다”며 벌써부터 탄핵 투표 찬성 가능성을 열어뒀다. 친 트럼프 파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 의원조차도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우크라이나에 대한)퀴드 프로 쿼’(quid pro quoㆍ보상 대가)에 관여했다면 매우 충격적일 것이다”고 말해 지지 여부가 바뀔 수 있음을 시사했다. 탄핵 조사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범법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들이 드러나면 공화당 의원들로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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