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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 ‘로봇 심판’도 등장… 현장 반응은 반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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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 ‘로봇 심판’도 등장… 현장 반응은 반반

입력
2019.10.2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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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계는 데이터 홀릭… NFL, 필드 골 킥 측정 중계 활용

축구 페널티 킥 분석 시스템 개발도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올해 가을 미국 교육리그에 로봇 심판을 도입했다. MLB닷컴 홈페이지 캡처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올해 가을 미국 교육리그에 로봇 심판을 도입했다. MLB닷컴 홈페이지 캡처

트랙맨의 트래킹 데이터는 야구뿐만 아니라 스포츠계로 범주를 넓혀가고 있다.

트랙맨은 2003년 골프에서 처음 측정 장비를 활용했다. 골프에선 프로 대회는 물론 연습장 등 개인용 측정 장비까지 개발돼 있다. 야구에선 2008년부터 도입이 시작돼 2015년 메이저리그 스탯캐스트(Statcast) 시스템에 공식 채택됐다. 가장 앞서 트래킹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는 골프와 야구를 따라 이젠 미국프로풋볼(NFL), 크리켓, 축구 등 다른 종목에서도 앞다퉈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NFL에서는 필드 골 킥 측정을 도입해 TV 중계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축구에서도 페널티 킥 등의 데이터를 측정하고 분석에 활용하기 위해 덴마크 출신인 골키퍼 피터 슈마이켈(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조언 등을 통해 개발 중에 있다.

종목을 가리지 않고 데이터는 스포츠의 더욱 깊숙한 곳으로 파고들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독립리그와 교육리그에서 진행중인 로봇 심판 실험에도 트랙맨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사무국은 올해 7월과 9월에 독립리그인 애틀랜틱 리그와 마이너리그 유망주들이 뛰는 애리조나 가을 리그에서 로봇 심판을 시험 적용했다.

자동 볼-스트라이크 시스템(automated ball-strike systemㆍABS)인 로봇 심판은 레이더로 볼의 궤적을 추적하는 트랙맨 시스템을 활용해 기계가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한다. 홈 플레이트 뒤에 서 있는 심판은 귀에 꽂은 이어폰을 통해 기계의 시그널을 듣고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을 내린다.

실험 결과에 대한 사무국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트랙맨 덴마크 본사에서 근무하며 지난달 애리조나 가을리그 실험을 참관한 개발자 홍기훈씨는 “사무국의 반응이 좋았다”면서 “교육리그로 실험으로 확대한 것도 독립리그 실험이 만족스러웠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기계 작동, 정확도, 데이터 처리 및 전달과 판정 시간 등이 문제없이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실제 로봇 심판이 리그에 적용될 때까지 필요한 시간, 나아가 사용 여부까지는 확신할 수 없다. 미국 야구 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프로그램이 규정에 따라 설정한 스트라이크 존은 기존에 적용됐던 존보다 상하가 높아진다. 때문에 좌우 존을 공략했던 투수가 상대적으로 불리해지고, 시속 95마일(약 153㎞) 이상의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들이 유리해지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존 설정의 문제도 간단하지 않다. 홍씨는 “지난 100년간 야구에서 스트라이크 존은 0과 1로 구분되는 개념이 아니었다”면서 “트로이 툴로위츠키(은퇴)처럼 준비 자세를 취했을 때와 스윙 시 팔꿈치 높이가 30㎝ 이상 차이가 나는 선수의 경우 존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고, 포수의 프레이밍(볼을 스트라이크로 둔갑시키는 기술)이 사라지는 등 야구의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신중하게 접근했다.

선수들 반응도 나뉜다. 콜로라도의 유망주 투수 애시튼 구도는 “분명 심판이 생각하는 스트라이크와 다르게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볼 판정이) 일관성을 유지한다면 선수나 심판에게 모두 매우 공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LA 다저스의 간판 투수 클레이튼 커쇼는 앞서 “로봇 심판 도입은 멍청한 짓”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차승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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