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8월까지 2만7900가구 분석… 11%인 3178가구는 전액 날려
게티이미지뱅크

주인집이 경매에 넘어가면 세입자 10명 중 4명은 전세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명 가운데 1명은 전세금을 한 푼도 건지지 못했다. 집주인의 체납 정보를 세입자에게 반드시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법원 경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세입자를 둔 채 경매에 넘겨진 2만7,930가구 가운데 40.7%(1만1,363가구)에서 임차 보증금(전세금) 미수가 발생했다.

이는 주인집이 경매를 거치는 과정에서 세입자 10명 중 4명은 전세금을 못 받았다는 의미다. 이들이 돌려받지 못한 전세금은 총 3,672억원, 세입자 1가구당 평균 3,230만원이었다.

특히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소액임차인 최우선 변제금’조차 보전 받지 못하고 보증금 전액을 떼인 경우도 11.4%(3,178가구)에 달했다. 현행 최우선 변제금 제도는 지역에 따라 5,000만~1억1,000만원(서울) 이하 전세금의 경우 1,700만∼3,700만원 범위에서 경매ㆍ공매 등 과정에서 다른 권리에 앞서 세입자가 확보할 수 있다.

집주인에게 체납 세금이 있으면 경매가 아닌 공매가 이뤄지는데,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 9월까지 4년9개월간 공매된 주인집 734가구에서 세입자가 전세금 253억원을 받지 못했다. 전세금을 모두 떼인 세입자도 177가구, 전세금 총액은 127억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세입자가 전세계약 체결 전 집주인의 국세 체납액을 확인하려면 집주인의 서명과 신분증 사본을 받아 세무서를 직접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박홍근 의원은 “경매나 공매에 들어가도 임차인이 보증금을 보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등기부 등본만으로 확인되지 않는 체납 정보나 선순위 보증금 등 기본적 권리관계 정보가 임대차 계약 시 관행적으로 생략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법령을 고쳐 임대인의 체납 정보나 권리관계를 임차인에게 반드시 제공하도록 의무로 규정하고, 거짓 내용을 제공한 사업자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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