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그리드 단지 개요. 박구원 기자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직장인 A씨는 퇴근 후 저녁 시간에 주로 세탁기와 청소기를 돌린다. 휴대폰 요금처럼 자신의 생활 패턴에 따라 전기요금을 고를 수 있는 ‘선택형 요금제’가 생긴 이후 심야 시간대 더 저렴한 요금제를 이용해 이전보다 전기요금 부담이 줄었다. A씨가 사는 아파트 단지는 공용 부지에 설치된 태양광과 각 가정의 베란다 미니 태양광에서 생산하는 전기를 통합 관리ㆍ사용하는 일종의 '작은 발전소'도 가동 중이다. 아파트 단지에서 생산되는 태양광 전기를 단지 주민들이 공동 사용하고 남는 전기는 판매해 수익도 올리고 있다.

A씨 사례처럼 생활 방식에 맞는 세분화된 전기요금제를 선택하거나 신재생 에너지 판매가 가능한 날이 머지않아 일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서대문구와 광주시에 지능형 전력망으로 불리는 ‘스마트 그리드’ 실증단지가 조성된다. 이 실증단지에서는 휴대전화 요금처럼 생활 패턴과 빅데이터를 고려한 각자 전력 소비 방식에 맞춰 다양한 요금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산업자원통상산업부는 지난 7월 중순 ‘미래형 스마트 그리드 실증연구사업’ 신규 과제 공고 결과 SKT컨소시엄(광주시)과 옴니시스템 컨소시엄(서울시)이 선정돼 올해 10월부터 4년 동안 스마트 그리드 서비스를 실증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SKT 컨소시엄은 광주시 아파트 7,000가구를 대상으로 계절ㆍ시간별 요금제, 전력 수요관리를 포함하는 요금제 등 다양한 전기요금제를 운영한다. 계절ㆍ시간별 요금제는 시간대별 차등 요금제로 경부하 시간대에는 낮은 요금, 최대 부하 시간대에는 높은 요금을 부과한다. 500가구 2단지를 대상으로는 아파트 옥상 등 공용부지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 생산한 전력을 활용한다.

옴니시스템 컨소시엄은 서대문구 내 아파트 2,000세대, 저층주거ㆍ상가ㆍ빌딩 1,000가구를 대상으로 선택형 요금제를 운영한다. 또 공용 부지에 설치된 태양광 설비를 이용해 생산한 전력을 공동체와 공유한다. 가정용 태양광 발전 설비와 같은 분산된 전원을 통합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관리하는 서비스도 실증할 예정이다.

스마트 그리드는 전력망에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같은 정보통신기술을 적용해 전기 사용량과 공급량 정보를 실시간 수집해 이 정보를 전력 생산자와 서로 주고받는 방식의 미래형 전력망을 말한다. 두 지역에서는 기존 법과 제도적 제약으로 적용할 수 없었던 새로운 서비스와 사업 모델은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받아 실증한다.

주영준 에너지자원실장은 “소비자가 동참하는 스마트 그리드 단지는 기술 및 공급자 중심에서 사람 및 수요자 중심의 에너지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의승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서울시는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프로슈머'의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 갈 수 있게 됐다"며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활용한 에너지 공유 경제를 선도하고 기후 위기 대응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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