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아시아유스ㆍ주니어역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한국 역도 선수단이 평양으로 출발했다. 15일 평양에서 열렸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과 달리 이번엔 국내 취재진도 동행한다. 선수단은 “첫째는 부상 방지를 포함한 안전, 둘째는 성적”을 강조했다.
한국 역도 주니어ㆍ유소년 대표 선수와 임원 등 1진 34명이 18일 오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평양으로 향했다. 2진 31명은 오는 21일 출발할 예정이다. 이들은 앞서 평양에 다녀온 축구대표팀과 마찬가지로,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비자를 발급받은 뒤 평양으로 향한다.
2019 아시아유스·주니어역도선수권대회는 20일 북한 평양 류경ㆍ정주영체육관 내에 있는 청운가역도전용경기장에서 개막한다. 19일과 20일에는 아시아역도연맹 집행위원회가 열리고, 경기는 21일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선수들은 편안한 표정으로 출국장에 들어섰다. 생애 첫 국제대회를 평양에서 치르는 유스부 여자 81㎏ 이상급 박혜정(16ㆍ선부중)은 “평양은 가깝고도 먼 곳이라고 들었다”면서 “쉽게 갈 수 없는 곳에서 첫 국제대회를 치러 설레고, 떨린다”고 했다. 그는 “부상 없이, 실수 없이 경기를 잘 치르는 것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역도 선수단의 평양 원정은 숱한 논란을 낳았던 한국 축구대표팀의 평양행 때보다 한결 매끄러웠다. 축구 월드컵예선 이후 열리는 대회임에도 월드컵예선보다 앞서 선수단 및 취재진 입국 논의가 오간 데다, 이번엔 취재진의 방북도 허용했다. 취재진과 응원단의 입국도 불허한 채 중계도 관중도 없는 경기를 펼쳐 빈축을 샀던 축구대표팀의 평양 원정 때와는 다른 태도다.
한국 선수단은 과거 이 대회에서 원정식(29) 등이 우승을 차지해, 평양에 태극기가 걸리고 애국가가 울린 적이 있다. 2013년 선수단 총괄 단장으로 평양에 갔던 최성용 대한역도연맹회장은 “북한은 역도 강국으로 역도 인프라도 좋은 편”이라며 “당시에도 북한이 안전하게 대회를 잘 치렀다”고 전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한국 취재진의 방북을 막고 중계도 관중입장도 허락하지 않은 북한에 대한 징계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경기 전후로 벌어진 상식 밖 일들에 대한 유감을 표한 협회는 “AFC 경기운영 매뉴얼엔 ‘홈 경기 개최국에서는 경기를 위해 방문하는 팀 인원 및 미디어ㆍ응원단 등에 대해 어떠한 차별 없이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 돼 있다”며 “북한축구협회의 비협조는 통상적인 상황에서는 AFC가 적절한 징계 여부를 검토할 만한 사항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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