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국감서 성희롱 소극적 대응 추궁… 양승동 사장 “조만간 고소할 것”
여야가 국정감사에서 양승동 KBS 사장을 거세게 질책했다. 여당은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 뱅커(PB) 차장 인터뷰 유출 의혹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보도 수를 두고 공정성 문제를 지적했다. 야당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알릴레오)’의 15일 방송에 담긴 KBS 기자 성희롱 발언에 대한 공식 대응을 요구했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는 사실상 KBS를 둘러싼 공방전이었다. 이날 EBS도 감사 대상이었으나, 대부분의 질의는 KBS에 집중됐다. 자유한국당은 양 사장이 자질 부족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야당은 KBS가 유 이사장에게 적극 대응하지 못하는 이유를 추궁했다. KBS는 ‘알릴레오’ MC의 기자 성희롱 발언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송희경 한국당 위원은 “KBS가 ‘알릴레오’ 성희롱 문제에서 기자를 보호해야 하는데도,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15일 방송 이후 유 이사장에게 항의나 (사과) 건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위원 또한 “김 차장 인터뷰 검찰 유출 의혹이 제기될 때는 장시간 회의를 했다”며 “이 사건(성희롱 발언)에 대해선 사장이 주재하는 회의를 가진 적 있는가”라고 물었다.
양 사장은 유 이사장 측에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성희롱 관련해선 당사자 동의를 얻어 증거를 확보했고, 조만간 고소장을 접수할 것”이라며 “담당 기자를 포함한 법조팀이 성평등센터에서 심리치료 등을 상담했다”고 밝혔다. KBS 보도국 법조팀과 검찰의 유착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법리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외부 인원으로 김 차장 인터뷰 유출 의혹 관련 조사위원회를 구성하려 했던 것에 대해선 “KBS가 설득력이 있고 성찰하는 모습 보이려면 외부 인원이 참여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을 임원과 관계자 회의를 통해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외압 논란이 불거졌던 KBS1 ‘시사기획 창: 태앙광 사업 복마전’ 공방도 이어졌다. 제작진은 6월 내부전산망에 “18일 보도 이후 청와대 측은 제작진이 아무런 사실확인도 없이 허위내용을 방송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며 “청와대 브리핑 당일이었던 21일 제작진은 청와대측 주장에 대한 반박 입장문을 작성했지만, 보도본부 수뇌부가 발표를 막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홍사훈 전 KBS 시사제작국장은 “취재기자와 입장문을 함께 썼지만 취재에 중대한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국정감사 초반에 소란도 있었다. 한국당 위원이 노트북 모니터 후면에 ‘근조 KBS’ ‘국민의 명령이다 양승동 나가레오’를 붙인 것에 대해 노웅래 위원장이 문제를 제기하면서다. 이에 한국당 위원이 “위원장이 판단할 게 아니다”라고 반발하자, 노 위원장은 “국회법을 어기고 억지로 떼 쓰면 안 된다”고 소리치기도 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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